AI 칩이 모자란다는 얘기가 나오면 시장은 첨단 패키징 배정 비율부터 센다. TrendForce의 2025년 10월 분석에 따르면 TSMC는 2026년 상반기까지 첨단 CoWoS-L 패키징 용량의 70%를 엔비디아에 배정했고, AMD·브로드컴·아마존의 커스텀 칩 Trainium은 나머지 30%를 두고 경쟁해.1 “AI 칩 공급을 가르는 건 웨이퍼가 아니라 패키징”이라는 문장이 이 숫자 위에 서 있지.
그 문장이 맞다면 다음 문장도 맞아야 해. 병목을 쥔 쪽이 값을 받는다는 것. 그런데 후공정을 전업으로 하는 회사의 손익계산서는 그 반대를 말해. 첨단 패키징이 귀해진 값은 그 공정을 하는 회사가 아니라, 그 앞의 웨이퍼까지 함께 파는 회사가 받는다. Amkor의 2025년 연간 매출총이익률은 14.0%로 전년 14.8%에서 떨어졌고,2 TSMC의 2026년 2분기 매출총이익률은 67.7%였어.3
시장이 세는 숫자는 공정이 아니라 배분 권한을 잰다
배정 비율이 무엇을 재는 숫자인지부터 정리하자. TSMC는 자이·가오슝에 새 CoWoS 라인을 서두르고 있지만, 모건스탠리는 이 수급 격차가 빨라야 2026년 말에나 좁혀질 거라고 봐.1 그러니까 70%라는 숫자는 첨단 패키징(CoWoS)이라는 공정이 물리적으로 귀하다는 사실과, 그 귀한 것을 누구에게 먼저 줄지 정하는 권한이 한 회사에 있다는 사실을 한꺼번에 담고 있어.
이 둘은 같은 숫자에 붙어 있지만 값을 받는 방식이 달라. 공정이 귀하면 그 공정을 하는 회사가 값을 올려 받을 수 있어야 하고, 배분 권한이 귀하면 그 권한을 쥔 회사가 값을 받아. 어느 쪽인지는 세는 숫자가 아니라 손익계산서가 답해.
병목을 쥐었다는 쪽의 손익계산서
Amkor는 웨이퍼에서 잘라낸 개별 다이를 하나의 완성된 칩 패키지로 묶고 검사까지 마치는 일을 대신 해주는 회사인데, 미국 본사를 둔 업체 중에서는 이 시장 전체를 통틀어 가장 커.2 다루는 기법도 지금 문제가 되는 그것이야 — HDFO(고밀도 팬아웃), 2.5D 통합, 첨단 플립칩, 미세 피치 범핑, 웨이퍼 레벨 프로세싱, 첨단 SiP.2 첨단 패키징이 병목이라면 이 회사가 병목의 한복판에 서 있어.
숫자를 보자. 2025년 순매출은 67억 8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6.2% 늘었는데, 매출총이익률은 14.0%로 전년 14.8%에서 내려갔고 영업이익률만 7.0%로 전년 6.9%에서 소폭 올랐어.2 회사는 매출총이익률 하락의 주 원인으로 인건비·간접비 증가를 들고, 매출 증가에 따른 공장 가동률 상승과 일부 기계·장비 매각 이익이 이를 상쇄했다고 설명해.2
같은 기간 이 회사는 캐파를 늘리는 데 돈을 쓰고 있어. 미국 애리조나에 새 시설을 짓기 시작한 게 2025년 하반기고,2 2024년 가동을 시작한 베트남 공장도 계속 생산 규모를 키우는 중이야.2 그 결과가 비율에 찍혀 — 2025년 설비투자는 9억 460만 달러로 순매출의 13.5%였고,2 이 강도는 2024년 11.8%에서 올라간 거야.2
정리하면 이래. 병목 자원을 다루는 회사가 매출은 6.2% 늘리면서 마진은 깎이고 설비투자 강도만 1.7%포인트 올렸어. 이건 희소 자원을 쥔 쪽의 손익계산서가 아니라, 수요가 몰려 설비를 늘려야 하는 수탁 사업자의 손익계산서야.
값은 공정이 아니라 묶음에 붙는다
그럼 값은 어디로 갔나. TSMC의 사업 서술을 보면 첨단 패키징이 어디에 얹혀 있는지가 보여 — 고객이 가져온 회로 설계를 웨이퍼에 찍어 주는 파운드리 사업 안에 설계 지원·마스크·첨단 패키징·테스트가 함께 들어 있어.4 생산 기반도 한 회사 안에 같이 있어. 2025 회계연도 연차보고서 기준으로 150mm 팹 1개·200mm 팹 6개·300mm 팹 9개와 함께 첨단 후공정 팹 7개를 갖고 있지.4
이 묶음의 앞단이 대체가 어렵다는 건 고객의 행동이 보여줘. 일부 고객은 팹 생산능력을 미리 확보하려고 선수금을 내는 계약까지 맺어.4 무게중심도 이미 앞단에 가 있어 — 2026년 2분기 웨이퍼 매출에서 2나노 3%·3나노 30%·5나노 33%·7나노 11%로, 7나노 이하 선단 공정이 전체의 77%를 차지했어.3 돈을 먼저 내고 줄을 서야 하는 자원은 후공정이 아니라 그 앞의 웨이퍼야.
같은 후공정을 하지만 파는 범위가 다르고, 매출총이익률도 그만큼 다르다.
Amkor 쪽 턴키도 묶음이긴 해. 패키지 설계부터 웨이퍼 범프·웨이퍼 프로브·웨이퍼 백그라인드·패키징·번인·시스템레벨 및 최종 테스트·출하까지 묶어 제공하니까 반도체 회사는 이 전 과정을 여러 업체에 나눠 맡기지 않고 한 곳에 맡길 수 있어.2 하지만 이 묶음은 전부 후공정 안쪽이야. 앞단의 웨이퍼가 빠져 있으면 고객이 선수금을 내고 줄을 설 이유도 없지.
그래서 배정 비율 70%는 CoWoS라는 공정의 값을 재는 숫자가 아니라, 그 공정을 웨이퍼와 함께 팔 수 있는 자리의 값을 재는 숫자라고 봐. 배분 권한은 묶음을 가진 쪽에만 생기니까.
TSMC 자신의 지갑에서도 첨단 패키징은 아직 독립 항목이 아니야. 2026년 8월 11일 이사회는 약 294억 4,250만 달러의 자본지출을 승인했는데 갈래는 셋이야 — 선단 공정, 첨단 패키징·성숙·특수 공정, 팹 건설.5 첨단 패키징이 성숙·특수 공정과 한 칸에 묶여 있다는 건, 시장이 병목이라 부르는 그 자원을 회사 스스로는 별도 예산 단위로 떼어 부르지 않는다는 뜻이야.
이 주장이 틀리는 조건
제일 큰 반론은 시점이야. Amkor의 마진이 눌린 건 병목의 값을 못 받아서가 아니라 애리조나·베트남이 아직 투자 단계라서일 수 있어. 회사 자신도 매출총이익률 하락의 원인으로 인건비·간접비 증가를 들지 배정에서 밀렸다고 말하지 않아.2 설비투자 강도가 13.5%에서 내려가는 시점에 마진이 함께 오르면 이 주장은 무너져.
둘째, 층위가 다른 숫자를 나란히 놨어. TSMC의 67.7%는 회사 전체 매출총이익률이지 CoWoS 라인만의 마진이 아니야. 웨이퍼 매출의 77%를 차지하는 선단 공정이 그 숫자를 대부분 만들고 있을 수도 있어.3 두 회사의 첨단 패키징 사업만 떼어낸 수치는 볼트에 없고, 그래서 그걸 첫 번째 gap으로 뒀어. 그 수치가 나와서 TSMC의 패키징 마진도 10%대라면 내 얘기는 성립하지 않아.
셋째, OSAT는 원래 마진이 낮은 업일 수 있어. 그렇다면 14.0%는 병목의 증거도 반증도 아니고 업종의 상수야. 다만 이 반론을 받으면 통념 쪽도 같이 무너져 — 병목을 쥐어도 값을 못 받는 자리가 있다는 게 내 얘기의 요점이니까.
넷째, 묶어 파는 자리가 늘어나는 중이야. 브로드컴과 삼성전자의 협력은 삼성전자의 2나노 공정 기반 첨단 패키징(2.3D·2.5D 통합)까지 확장될 예정이고,6 양사는 이 협력 규모를 2030년까지 향후 5년간 메모리·파운드리 합산 2,000억 달러 이상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어.6 웨이퍼와 패키징을 함께 파는 자리가 둘이 되면 그 자리의 값도 내려가. 다만 브로드컴 쪽 서술을 보면 2,000억 달러·1GW 같은 숫자는 아직 MOU·발표 단계의 추정치야.6
다음 확인 지표
Amkor의 마진과 설비투자 강도가 갈라지는지. 2027년 연간 실적까지 설비투자 강도가 13.5%에서 내려가는데도 매출총이익률이 14.0% 위로 못 올라가면, 마진을 누른 게 투자 단계가 아니라 이 자리 자체라는 뜻이야. 강도가 내려가면서 마진이 같이 오르면 첫 번째 반론이 맞고 내 판단이 틀려.
TSMC 자본지출에서 첨단 패키징이 별도 칸이 되는지. 2027년 말까지 이사회 승인 문구에서 첨단 패키징이 성숙·특수 공정과 분리된 항목으로 나오면, 회사 스스로 그 자원을 독립 병목으로 취급하기 시작했다는 신호야.5 계속 한 칸에 묶여 있으면 지금 그림이 유지돼.
TSMC 마진 밴드의 유지 여부. 회사는 2026년 3분기 매출총이익률 가이던스를 65~67%로 제시했어.3 첨단 패키징 매출 비중이 커지는 동안에도 이 밴드가 유지되면 묶음의 값이 희석되지 않는다는 뜻이고, 밴드가 내려가기 시작하면 후공정 비중이 회사 마진을 끌어내린다는 반대 증거야.
삼성전자 2나노 패키징의 양산 시점. 2028년까지 2나노 공정 기반 2.3D·2.5D 통합 패키징이 실제 양산에 들어가면 묶어 파는 자리가 하나 더 생겨.6 그때 Amkor의 마진이 어떻게 움직이는지가 이 자리의 값이 경쟁으로 깎이는지를 보여줘.
판단 고지
이 글은 개인 판단 기록이고 투자 추천이 아니다. 특정 종목을 사거나 팔라는 얘기가 아니라, 첨단 패키징 병목이라는 서사를 읽을 때 어느 회사의 손익계산서를 봐야 하는지를 적어 둔 거야.
남은 질문들
- TSMC의 첨단 패키징 사업만 떼어낸 마진은 얼마인가. 이 숫자 없이는 두 손익계산서 비교가 회사 대 회사에 머물러.
- 고객은 웨이퍼와 패키징을 한 계약으로 사나, 따로 사나. 따로 산다면 묶음이라는 내 전제가 약해져.
- 배정 비율 대신 병목의 값을 재려면 무엇을 세야 하나 — 라인당 단가인가, 계약의 묶음 범위인가.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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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miAnalysis·TrendForce 인용, 「Blackwell Ultra: Nvidia’s Most Powerful GPU and the Data Centers Racing to Buy It」(2026-08-04 확인) 영상 보기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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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kor Technology, 「Form 10-K (fiscal year 2025)」(2026-02-20 filed) SEC 공시 ↩︎ ↩︎2 ↩︎3 ↩︎4 ↩︎5 ↩︎6 ↩︎7 ↩︎8 ↩︎9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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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TSMC Reports Second Quarter EPS of NT$27.25」(2026-07-16) 실적발표 ↩︎ ↩︎2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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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Annual Report on Form 20-F (fiscal year 2025)」(2026-04-16) 연차보고서 ↩︎ ↩︎2 ↩︎3
-
TSMC, 「TSMC Board of Directors Meeting Resolutions」(2026-08-11) 공시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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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PowerUp, 「Samsung Electronics and Broadcom Expand Strategic Collaboration Across Memory and Foundry Technologies」(2026-07-27) 보도자료 ↩︎ ↩︎2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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