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마지막 날 LS증권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330만원에서 240만원으로 낮췄어.1 그리고 일주일도 안 돼 노무라증권이 같은 종목에 400만원을 붙였지.2 같은 회사에 160만원 차이가 나는 값표 두 장이 나란히 걸린 거야.

이런 그림을 보면 대개 수요 전망이 갈렸겠거니 한다. 아니야. 두 목표가는 같은 수요 위에 서 있어. LS증권도 수요가 꺾인다고 말하지 않았고, 노무라도 수요가 폭발한다고만 말한 게 아니야. 갈린 자리는 하나야 — 그 수요가 SK하이닉스의 HBM 이익률로 얼마나 남느냐. 그리고 나는 2026년 2분기 D램 점유율 집계가 이미 “덜 남는다” 쪽을 한 번 가리켰다고 봐.

값표 두 장을 뜯어 보면 수요는 같은 자리에 있다

LS증권이 목표가를 27% 깎으면서도 ‘매수’ 의견은 그대로 뒀어. 근거는 수요 둔화가 아니라 계산이야 — 원래 내년 SK하이닉스 HBM 영업이익률(OPM)이 80% 수준까지 오를 거라고 봤는데, 산업을 다시 점검한 결과 올해와 비슷한 60% 수준에 머물 것으로 파악했다는 거지. 목표가 하향은 이 20%포인트 차이를 반영한 결과야.

노무라 쪽 근거도 수요 자체는 다투지 않아. 앞으로 5년간 메모리 수요가 수천 배 늘 수 있는데 공급은 같은 기간 5~6배 느는 데 그친다는 게 출발점이고, 여기에 최근 장기공급계약에 3~5년짜리 최소 계약 기간과 선급금, 설비투자 지원 조건까지 붙었다는 관찰을 얹었어. 그래서 목표 주가순자산비율(PBR)을 3.5배에서 6.0배로 올려 SK하이닉스 목표가를 234만원에서 400만원으로 세웠지.

한쪽은 이익률 계산을 20%포인트 내렸고, 다른 쪽은 밸류에이션 배수를 올렸어. 둘 다 “메모리가 모자란다”는 전제는 건드리지 않았어.

이익률의 천장을 정하는 건 SK하이닉스가 아니다

LS증권의 계산을 한 줄 더 따라가면 재미있는 게 나와. 정우성 연구원은 HBM OPM이 80%까지 오르면 엔비디아가 매출총이익률(GPM) 75% 수준을 지키기 위해 GPU 가격을 더 올려야 한다고 짚었어. 그래서 HBM OPM 60% 정도가 SK하이닉스·엔비디아·AI 투자를 지속시키는 고객사 모두를 함께 만족시키는 수준이라고 판단했지.

읽어 보면 이건 메모리 회사의 원가나 수율 이야기가 아니야. 공급사 이익률의 천장을 고객사의 이익률 방어선이 정한다는 구조야. 그리고 NVIDIA 쪽 소식이 이 구조를 정확히 반대편에서 확인해 줘.

엔비디아, 매출총이익률 75% 방어 서버 값 15% 이상 인상으로 원가 전가 여기서 고객사와 공급사가 갈린다 HBM 영업이익률은 60%에서 멈춘다 목표주가 330만원 → 240만원

LS증권의 하향 논리는 고객사의 이익률 방어선이 공급사의 이익률 천장이 된다는 사슬 위에 서 있어.

엔비디아는 최대 고객 일부를 대상으로 AI 칩을 탑재한 서버 가격을 다수 경우 15% 이상 올릴 예정이야. 적용 시점은 내년 출하되는 시스템부터고, 이유는 하나 — GPU와 시스템에 필수적인 메모리칩의 원가 급등이지.3 2분기 실적 자리에서 젠슨 황은 “실제 수요는 70%보다 훨씬 크다”면서도 “회사가 공급할 수 있는 물량에 제약이 있다”고 말했어.4 가격 인상 보도가 짚은 원인과 실적 발표에서 나온 성장 제약 원인이 같은 부품을 가리키고 있어.

즉 엔비디아는 메모리 원가를 흡수하지 않고 값에 얹어 넘긴다. 자기 이익률을 지키는 쪽을 골랐다는 뜻이고, LS증권이 계산한 천장은 바로 그 선택의 그림자야.

2분기 점유율이 이미 한 번 답했다

여기까지는 애널리스트 둘의 논리 다툼이야. 그런데 데이터가 하나 끼어들었어.

트렌드포스가 9월 7일 내놓은 집계를 보면, 2026년 2분기 글로벌 D램 산업 매출은 1547억3000만달러로 전분기보다 59.5% 늘었어. 삼성전자는 609억8000만달러(+63.4%)로 점유율을 38.5%에서 39.4%로 올렸고, Micron도 360억달러(+65.5%)로 22.4%에서 23.3%로 끌어올렸지. SK하이닉스만 달랐어 — 매출은 385억9000만달러로 37.9% 늘었는데, 점유율은 28.8%에서 24.9%로 되레 낮아졌어.

이유가 이 글의 주장과 정확히 겹쳐. HBM은 매출에는 크게 기여하는데, 일반 D램보다 평균판매단가(ASP)가 오르는 속도는 상대적으로 더뎌. SK하이닉스는 HBM 비중이 높다 보니 매출은 늘어도 전체 ASP 상승 폭이 경쟁사만큼 크지 않았고, 그 틈에 점유율을 내준 거야. 자세한 숫자는 2026년 2분기 D램 점유율 정리에 적어 뒀어.

이게 왜 중요하냐면, 슈퍼사이클의 가격 상승이 HBM에는 가장 늦게, 가장 덜 도착한다는 뜻이기 때문이야. HBM 1위라는 자리가 사이클의 몫을 더 가져오는 자리가 아닐 수 있다는 첫 실측인 거지.

통념은 HBM 1위가 가장 크게 먹는다고 본다

시장에는 “HBM 수요가 급증하면 가격은 계속 오르기만 한다”는 통념이 있어. SK하이닉스가 인용한 시장조사기관과 외신 일부도 경쟁 심화와 생산능력 확대로 2026년 이후 HBM 가격이 조정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고 보는데, 그건 어디까지나 미래 시점의 조정 이야기였지.

내가 짚고 싶은 건 다른 쪽이야. 조정은 아직 안 왔는데, HBM은 이미 지금 이 상승장에서 일반 D램보다 덜 오르고 있어. 통념은 가격이 언제 꺾일지를 걱정하는데, 실제로 벌어진 일은 가격이 오르는 동안에도 HBM 쪽이 몫을 덜 가져갔다는 거야. 게다가 LS증권은 삼성전자가 HBM4 시장에 진입하면서 공급자 집중에 따른 프리미엄이 일부 완화될 가능성까지 반영했어.

값표 160만원 차이는 그래서 취향 차이가 아니야. 노무라는 물량과 계약 구조로 이익을 세고, LS증권은 그 이익의 천장을 고객사 손에 두고 센 거야. 지금까지 나온 유일한 실측 데이터는 뒤쪽 손을 들어 줬어.

이 주장이 틀리는 조건

가장 강한 반박은 엔비디아 자신이 하고 있어. 서버 값을 15% 이상 올려 원가를 그대로 전가할 수 있다면, 엔비디아의 GPM 방어선은 HBM 이익률의 천장이 아니라 그냥 통과 지점이 돼. 전가가 계속되고 고객사가 그 값을 받아들이면 LS증권 계산의 전제가 무너져.

둘째, 계약 구조가 가격 문제를 덮을 수 있어. 노무라가 본 대로 3~5년 최소 계약 기간에 선급금과 설비투자 지원이 붙은 장기계약이 표준이 되면, 분기 ASP가 얼마나 빨리 오르느냐는 덜 중요해져. 노무라는 SK하이닉스 HBM 평균판매단가가 2026년 GB당 12.9달러에서 2027년 20.9달러로 오를 거라고 봤는데, 이게 실현되면 “덜 오른다”는 관찰 자체가 흔들려.

셋째, 물량이 이익률을 덮을 수도 있어. UBS는 SK하이닉스가 2026년 엔비디아 차세대 루빈 플랫폼용 HBM4 시장에서 약 70% 점유율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어. 이익률이 60%에 묶여도 그만큼의 물량이 실제로 붙으면 목표가 하향의 근거는 약해져.

넷째, 원가 쪽 방어가 남아 있어. SK하이닉스는 지난달 핫칩스 2026에서 HBM4·HBM4E까지 하이브리드 본딩을 쓰지 않고 마이크로범프 기반 MR-MUF를 가져가겠다는 로드맵을 내비쳤고, 직접 접합은 5세대와 20단 이후 과제로 미뤄뒀어.5 검증된 공정을 한 세대 더 쓰는 선택은 이익률 천장 아래에서 원가를 눌러 마진을 지키는 길이야. 이 부분은 TSMC의 5μm 범프 숙제 정리에 더 적어 뒀어.

다음 확인 지표

2026년 3분기 D램 집계 (2027년 1분기까지). 트렌드포스는 3분기 D램 가격이 전분기 대비 13~18% 더 오를 걸로 봤어. 가격이 그만큼 올랐는데도 SK하이닉스 점유율이 24.9%에서 또 내려가면 이 주장은 강해져. 반대로 점유율이 되돌아오면 2분기는 일회성이었다는 뜻이야.

SK하이닉스 HBM 이익률 공개 (2027년 상반기까지). 회사가 제품군별 이익률을 밝히는 시점에 60%대면 LS증권 계산이 맞은 거고, 80%에 가까우면 내 주장은 틀린 거야.

엔비디아 서버 가격 인상의 착지 (2027년 3월까지). 내년 출하 시스템부터라고 했으니 그 무렵 계약에 15% 안팎이 실제로 반영되는지가 갈림길이야. 반영되면 전가가 성립해 반박이 강해지고, 값이 깎이면 고객사 방어선이 실제로 천장 노릇을 한다는 뜻이야.

노무라의 HBM ASP 경로 (2027년 중). GB당 12.9달러에서 20.9달러로 가는 궤적이 실적에서 확인되면 노무라 쪽 값표가 살아나.

판단 고지

개인 판단 기록이고 투자 추천이 아니다.

남은 질문들

  • HBM 장기공급계약의 가격 조항은 분기 시황을 얼마나 반영할까? 선급금과 위약금이 물량만 고정하는지, 가격까지 고정하는지에 따라 이 주장의 수명이 달라져.
  • 엔비디아가 아닌 고객 — 커스텀 AI 칩을 쓰는 하이퍼스케일러 — 은 HBM 이익률에 다른 천장을 줄까?
  • 2분기 점유율 하락에서 HBM 비중 효과와 환율·계약 시차 효과는 각각 얼마씩일까?

각주

  1. 한국경제, 「SK하이닉스, 목표가 330→240만원…삼성 HBM4 경쟁 심화’-LS」(2026-08-31) 기사 ↩︎

  2. 위클리포스트, 「노무라, AI 메모리 슈퍼사이클 전망… 삼성전자·SK하이닉스 목표가 대폭 상향」(2026-09-07) 기사 원문 ↩︎

  3. CNBC, 「Nvidia customers reportedly warned about AI-related price hikes」(2026-08-22) 기사 ↩︎

  4. CNBC, 「Nvidia jumps 7% after blockbuster earnings boost AI confidence」(2026-08-27) 기사 ↩︎

  5. 전자신문, 「TSMC, HBM 패키징 당분간 ‘마이크로범프’…협력사에 5μm 숙제」(2026-09-02) 원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