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워시가 연준 의장이 되고 처음 서는 잭슨홀 무대였어. 2026년 8월 28일 금요일, 시장은 이 연설과 노동부가 내놓을 3월까지의 고용 예비 수정치, 두 촉매를 같은 시각에 기다리고 있었다.1 연설 전 금은 온스당 4,593달러 부근에서 소폭(-0.16%) 밀려 있었고, 그때까지 트레이더들은 9월 금리 인상 확률을 34% 정도로 보고 있었어.1

연설이 끝나자 반응은 빨랐다. 로이터가 오후 2시 52분(GMT)에 전한 금 현물가는 온스당 4,563.05달러, 0.8% 하락 — 장중엔 한 주 최저치인 4,528.94달러까지 찍었다.2 “워시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뚜렷이 둔화하지 않고 있다는 걸 인정한 셈이고, 이건 9월 회의 결과를 반반으로 만들 것”이라고 독립 애널리스트 타이 웡은 말했다.2 이 시점 9월 인상 확률은 36%에서 56%로 뛰었어.2

장이 마감할 즈음엔 낙폭이 더 커졌다. 금은 온스당 4,456달러, 하루 새 3.14% 빠졌고 은은 4.24% 밀린 66.21달러였다.3 불과 사흘 전인 화요일 금은 4,696.18달러로 석 달 만의 최고치를 찍었었지 — 재무부가 장기채 지원 매입을 늘리겠다고 발표한 뒤 랠리를 타던 참이었다.2 이 랠리가 이번엔 정반대 방향으로 꺾인 셈이야. 9월 인상 확률은 57.5%까지 올라갔고, 2년물 국채 금리는 하루 만에 11.8bp 뛴 4.348%를 찍었다.3

워시가 실제로 한 말

숫자로 보면 시장이 왜 이렇게 움직였는지 짐작이 가. 워시는 연설에서 “2%는 확고하고 고정된 목표”라며 단기금리가 고용과 물가라는 두 책무를 달성하는 주된 수단이라고 못박았다.4 연준이 보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12개월 기준 3.7%, 최근 6개월을 연율로 환산하면 4%를 살짝 웃돌아 — 199개 PCE 구성 품목 가운데 절반 넘는 54%가 최근 1년 동안 3% 넘게 올랐다는 뜻이다.4 실업률은 4.1%로 대체로 완전고용 수준이고, 장비·무형자산 투자는 최근 네 분기 9% 늘었고 S&P500 기업 이익은 1년 새 20% 넘게 증가했다고도 짚었어.4 경기가 이 정도로 뜨거운데 물가까지 안 잡히면 금리를 더 죌 수밖에 없다는 논리야.

로이터가 전한 문장으로는 워시가 “근원 인플레이션이 2% 목표로 돌아온다는 확신이 없다면 연준이 할 일이 있다”고 말했고,2 금융 여건이 제약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금리 인상 필요성을 인정하는 데 그가 이전보다 더 가까이 다가간 발언도 나왔다.5 동시에 그는 앞으로 금리 경로를 미리 알려주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쓰지 않겠다는 입장도 재확인했지.5

나티시스의 크리스토퍼 호지는 워시가 물가 문제를 직접 인정하고 2% 목표를 재확인해 인플레이션 대응 신뢰를 높였다고 평가했고,4 피델리스캐피털의 크리스 건스터도 “시장 예상보다 매파적이었다”고 봤다.5 다만 오사이크의 필 블랑카토는 “워시가 7월보다는 확실히 더 명확했다”면서도 “어떤 물가·고용 조합이면 연준이 실제로 움직일지에 대한 가이던스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고 짚었다.5

그런데 국채는 다르게 움직였다

숫자를 다시 보면 이상한 지점이 있어. 종가 기준으로 2년물 금리는 하루 만에 14bp 뛰었는데, 10년물은 6bp, 30년물은 겨우 3bp 오르는 데 그쳤다 — 이날 종가는 2년물 4.34%, 10년물 4.72%, 30년물 5.206%였어.4 로이터가 전한 장중 수치로도 2년물은 한 달 만의 최고치를 찍었지만,5 이미 거의 20년 만의 최고 수준까지 올라와 있던 30년물은 이날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5 “물가는 아직 안 잡혔다”는 매파 신호가 나왔으면 장기 금리도 같이 뛰어야 정상인데, 왜 안 그랬을까.

베센트의 카드

답은 연준이 아니라 재무부 쪽에 있었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지난 19일 10~20년, 20~30년 만기 국채의 유동성 지원 매입(바이백) 한도를 회당 최소 20억 달러에서 40억 달러로 두 배 넘게 늘리겠다고 발표했어 — 적용 기간은 9월 10일부터 11월 4일까지다.4 이튿날 CNBC 인터뷰에서 베센트는 “30년물 시장의 유동성이 아주 나쁘다”며 “수익률이 기초여건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주장했고, 이번 확대를 일종의 ‘트레저리 트위스트’라고 불렀다. 회당 매입액이 40억 달러보다 더 커질 수도 있다고도 했어.4

즉 워시가 짧은 금리로 물가와 싸우는 동안, 베센트는 국채를 직접 사들여 긴 금리 쪽 공급 부담을 눌러주고 있었던 셈이야. 매파 발언 하나만으로는 설명이 안 됐던 30년물의 잠잠함이, 이 매입 확대까지 겹쳐 보면 말이 된다.

잭슨홀 이후, 같은 날의 두 손 워시 (Fed 의장) 짧은 금리를 죈다 베센트 재무장관 긴 국채를 산다 2년물 금리 4.34% (14bp↑) 30년물 금리 5.206% (3bp↑)

워시는 짧은 금리를 매파로 죄었지만, 베센트의 국채 매입 확대는 긴 금리를 다른 손으로 눌러 놓았다.

물론 이 조합이 공짜는 아니야. 씨티그룹의 더크 윌러는 재무부가 30년물 금리를 인위적으로 억누르려 들면, 투자자들이 정부가 가격을 통제하지 않는 다른 나라 국채로 옮겨가면서 오히려 달러가 약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4

다음에 볼 것

워시는 이미 연준의 대차대조표 운용, 사용하는 데이터, 인플레이션 대응 체계를 재검토할 태스크포스도 꾸려 놓은 상태야.5 이 조합이 실제로 작동하는지는 세 날짜가 가른다. 확대된 바이백이 시작되는 9월 9일, 금리를 결정하는 9월 15~16일 FOMC, 재무부가 다음 분기 국채 발행 계획을 내놓는 11월 4일이다.4

각주

  1. Kitco NewsWire, 「Gold eases as Warsh, payroll revisions test Fed trade – Kitco AM Report」(2026-08-28) 기사 ↩︎ ↩︎2

  2. Reuters, 「Gold drops over 1% as Fed’s Warsh comments lift rate hike bets」(2026-08-28) 기사 ↩︎ ↩︎2 ↩︎3 ↩︎4 ↩︎5

  3. Kitco NewsWire, 「Gold, silver sink as Warsh revives September Fed-hike trade – Kitco PM Report」(2026-08-28) 기사 ↩︎ ↩︎2

  4. 한국경제, 「워시 ‘매파 본색’에도 ‘美 국채 30년 만기’ 덜 뛴 이유…뒤엔 베센트가 있었다? [글로벌 머니 X파일]」(2026-08-29) 기사 ↩︎ ↩︎2 ↩︎3 ↩︎4 ↩︎5 ↩︎6 ↩︎7 ↩︎8 ↩︎9

  5. Reuters, 「Investors heartened by Warsh inflation talk, still uncertain about Fed action」(2026-08-28) 기사 ↩︎ ↩︎2 ↩︎3 ↩︎4 ↩︎5 ↩︎6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