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메모리 슈퍼사이클을 걱정하는 질문이 최근 달라졌어. “이 성장이 계속될까”가 아니라 “누가 그 성장에 들어갈 돈을 댈까”로. 한국신용평가가 9월 10일 세미나에서 이 질문을 정면으로 다뤘어.

질문이 바뀌었다

한국신용평가는 1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2026 KIS Credit Issue Seminar’를 열고 AI 슈퍼사이클과 고금리 환경 변화에 따른 산업별 신용 위험을 점검했어.1 김정훈 수석애널리스트는 이 자리에서 “현재 시장은 ‘AI가 앞으로도 성장할 것인가’를 묻는 게 아니라 ‘누가 이 성장을 뒷받침할 자금을 얼마나 공급할 수 있는가’를 묻고 있다”고 말했어.1

메모리 업체 실적 자체는 걱정할 게 없다는 게 한신평 판단이야. 공급 확대가 쉽지 않아서 적어도 2027년까지는 실적 가시성이 높다고 봤어.1 문제는 그 실적을 만드는 설비투자(capex)를 누가 대느냐야.

투자의 절반은 남의 돈

한신평 추산으로 2025~2028년 AI 설비투자는 약 2조9천억달러, 원화로 3천887조원에 이르러. 이 중 절반가량이 외부자금으로 조달될 전망이야.1 회사채·사모신용은 물론이고 자산유동화증권(ABS), 특수목적법인(SPV), 합작법인(JV)을 동원한 조달도 빠르게 늘고 있어.1

이런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미래 계약의 현금흐름을 미리 끌어와 데이터센터·GPU·메모리 투자를 앞당기는 역할을 해.1 지금 짓는 공장의 상당수가 아직 오지 않은 미래 매출을 담보로 서 있다는 뜻이야.

그래서 신용시장이 먼저 흔들릴 수 있다

돈줄이 이렇게 짜여 있으니 금리가 오르거나 자본시장 유동성이 나빠지면 자금 조달부터 위축돼. 그러면 AI 인프라 투자와 메모리 수요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어.1 한신평은 그래서 메모리 업황 둔화의 조짐이 실물보다 금융시장에서 먼저 포착될 가능성이 있다고 봐.1

김 수석이 꼽은 선행 지표는 셋이야. 사모신용·구조화금융 발행 감소, 대출·채권 스프레드 확대, 금융투자자들의 대출약정 조건 강화.1 실적 발표보다 이 숫자들이 먼저 움직인다는 얘기지.

장기 공급계약이 사이클을 없애지는 않는다

메모리 업체들이 맺는 장기 공급계약이 예전 같은 급등락 사이클을 없앴다는 시각도 있어. 한신평은 여기에 선을 긋는데, 장기 공급계약은 “사이클을 제거하기보다 단기 변동성을 완화하되 위험이 발생하는 경로와 시점을 바꾸는 장치”라는 거야.1 고객사 신용도가 나빠지거나 자본시장이 경색되면 계약 조건 자체가 재협상될 수 있다는 단서도 달았어.1

국내 신용시장은 이미 갈라졌다

같은 세미나에서 나온 올해 상반기 국내 회사채 시장 통계도 이 갈림을 보여줘. 신용등급 상향 건수를 하향 건수로 나눈 비율이 1.6배였어 — 1배를 넘으면 상향이 더 많다는 뜻이야.1 반도체·조선·방산·전력기기·전선·항공처럼 수출·투자 사이클을 타는 업종이 등급 상승을 주도했고, 석유화학·건설·유통 같은 내수 업종에는 하향 압력이 이어졌어.1

저신용 기업은 더 세게 맞았어. 상반기 BBB급 일반기업 회사채 발행액은 6천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1조6천억원보다 61% 줄었어.1

다음에 볼 것

한신평은 하반기 A급·BBB급 회사채 만기도래액이 작년보다 많다고 봐. 지금 같은 조달 환경이 이어지면 낮은 신용등급 중심으로 회사채 발행 위축이 계속될 거라는 전망이야.1 위에서 나온 세 가지 선행 지표 — 사모신용·구조화금융 발행, 대출·채권 스프레드, 대출약정 조건 — 가 실제로 움직이는지가 메모리 사이클의 다음 국면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 같아.

각주

  1. 연합뉴스, 정회인, 「“AI 메모리 호황에도 ‘자금조달 병목’이 새로운 리스크”」(2026-09-10) 기사 ↩︎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