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한국의 경상수지는 497억3000만달러 흑자로, 5월 386억1000만달러보다 확대되며 두 달 연속 역대 최대 흑자를 이어갔어.1 상품수지만 떼어 봐도 478억9000만달러로 역대 1위였고.1 여기에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2.75%에서 인상 사이클을 이어가는 국면이야.2 교과서대로면 흑자도 금리 인상도 원화를 끌어올리는 재료야.
그런데 원화는 그 재료대로 움직이지 않았어. 같은 달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는 316억1999만달러 급감해 역대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고,1 7월 말 원화를 실제로 끌어내린 건 미국의 레이트 체크와 한국·일본 당국의 시장 개입, SK하이닉스 ADR 관련 환전 같은 한시적 달러 공급이었어.3 그래서 나는 이렇게 봐. 원/달러 환율이 갈 수 있는 폭은 미국의 환율정책이 위에서 누르고, 그 안에서 흔들리는 폭은 역외 야간 거래가 만든다. 한국은행이 쥔 건 환율의 방향이 아니라 그 방향에 대한 진단과 통계야.
왜 지금 이 말을 하나
2026년 8월 초 열흘 사이에 이 판단을 세울 자료가 한꺼번에 나왔기 때문이야. 8월 4일 한국은행이 역외 NDF 거래가 국내 환율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직접 재 본 블로그 글을 올렸고,4 8월 6일 한국은행이 2026년 6월 국제수지(잠정) 보도자료를 냈어.5 그리고 8월 7일 대신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이 각각 그 경상수지와 원/달러 환율을 놓고 정반대 방향의 재료를 짚었지.23
같은 대상을 세 갈래에서 재 본 자료가 열흘 안에 겹치는 일은 흔치 않아. 겹쳐 놓으니 각각으로는 안 보이던 그림이 나왔어.
통념은 국내 재료의 부호를 센다
시장의 기본 문법은 단순해. 경상흑자가 늘면 달러가 들어오니 원화 강세, 기준금리를 올리면 원화 자산의 매력이 커지니 또 원화 강세. 6월 자료는 그 두 재료를 한꺼번에 줬어. 상품수출은 1123억7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84.5% 급증했고, 그 중심에 반도체(+196.9%)가 있었으니까.1
그런데 그 숫자를 낸 대신증권 스스로가 브레이크를 걸었어. 같은 달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 316.1억달러 순유출이 경상흑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원화 강세로 곧바로 연결되기 어렵게 만드는 상쇄 요인이라고 짚은 거야.2 국내에서 들어온 재료 둘이 서로를 지운 셈이지.
통념이 놓치는 건 그다음이야. 국내 재료가 상쇄되고 나면 남는 힘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시장은 여전히 한국은행을 쳐다봐. 하지만 8월의 세 자료가 가리키는 답은 둘 다 국경 밖에 있어.
국내에서 온 재료 셋은 방향을 놓고 서로를 지우고, 환율이 갈 수 있는 폭을 정하는 힘 둘은 모두 국외에 서 있다는 게 이 그림이 말하는 전부야.
위쪽 폭은 미국이 누른다
첫째 힘은 미국의 환율정책이야. 한화투자증권 리포트는 미국이 상대국이 수출 경쟁력을 높이려고 자국 통화를 약하게 유도하는 걸 불공정 관행으로 규정하면서도, 자국 통상 이익에 맞는 환율 조정에는 상대적으로 적극적이라고 봐.3 2025년 하반기 이후 미국은 환율보고서 감시 범위를 중앙은행의 직접 개입뿐 아니라 공공기관의 외환 활동과 자본 이동 조치까지 넓혔고, 최근엔 동맹국의 통화 방어를 지원할 FIMA 레포 확대 필요성까지 언급했어.3
방향에 따라 정책의 무게가 달라진다는 게 핵심이야. 엔화·원화가 과도하게 약해지면 구두 압박, 환율보고서, 통상협상, 레이트 체크 같은 수단이 다시 동원될 수 있지만, 반대로 달러 약세·아시아 통화 강세는 미국 기업의 가격 경쟁력과 무역수지 개선에 맞아떨어져서 상대적으로 용인된다는 거야.3 정책이 환율의 방향을 정하지는 않아도, 달러 강세와 아시아 통화 약세가 갈 수 있는 폭은 제한할 수 있다는 뜻이지.3
베센트 재무장관이 미·일 외환시장 공조와 함께 FIMA 레포 확대 필요성을 꺼낸 것도 같은 맥락이야.3 미국 입장에서는 동맹국이 자국 통화를 방어하다가 보유한 미 국채를 대거 팔아 금리가 튀는 상황을 막고 싶은 거고, 그 수단까지 미리 챙겨준다는 점에서 리포트는 이걸 미국 환율정책의 “선택적 적극성”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읽어.3 이 그림을 한 편의 글로 정리한 건 환율이 오르면 미국이 막고, 내리면 놔둔다야.
한국은행이 이 층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생각해 보면 답이 금방 나와. 상단을 잠그는 손잡이가 다른 나라 재무부와 중앙은행에 있어.
흔들리는 폭은 야간 역외가 만든다
둘째 힘은 서울장이 닫힌 시간에 움직여. NDF는 만기에 통화를 실제로 주고받지 않고 계약 환율과 만기일 현물 환율의 차액만 정산하는 선물환이라, 실물 없이 역외에서 24시간 거래돼.4 문제는 그 계약이 역내로 되돌아온다는 점이야. NDF를 매도한 금융기관이 환헤지를 하면서 역내 시장에서 달러를 매입하기 때문에 역외 거래가 국내 현물 환율에 영향을 미쳐.4
한국은행이 그 크기를 직접 재 봤어. 2026년 3월 중 NDF 순매입에 따른 환율 상승분은 약 26원이었고, 같은 달 환율 전체 상승분인 79원의 약 33%였어.4 시간대도 갈렸어 — 2024년 이후 NDF 순매입 규모 상위 10개월에서 야간 기여분은 월평균 12원으로 추정된 반면 주간 기여분은 월평균 3원에 그쳤어.4 규모도 커지고 있어서, 2026년 상반기 외국인의 NDF 순매입은 총 539억달러로 반기 기준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4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본인이 3월 환율 변동성의 배경으로 NDF 거래를 꼽으면서 “장부 외 파생상품을 통한 거래가 많아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이 나타난 것 같다”고 진단했어.4 중앙은행 총재가 자국 통화의 변동성을 두고 꼬리와 몸통을 이야기하는 자리 — 그게 이 주장의 가장 압축된 근거야.
그래서 한국은행에 남는 몫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정하고, 환율 급변의 원인을 진단하고, 국제수지 통계를 스스로 작성해 매달 발표하는 기관이야. 실제로 2026년 6월 국제수지 잠정치를 담당한 부서도 한국은행 국제수지팀이었어.5 2026년 8월에는 역외 NDF 거래가 국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 진단해 블로그로 밝히기도 했지.4
이 셋을 늘어놓으면 역할의 무게중심이 보여. 통계를 만들고 원인을 진단하는 일은 한국은행이 독점하지만, 환율의 위쪽 폭과 흔들리는 폭은 각각 다른 나라의 정책과 서울 밖의 계약이 쥐고 있어. 흑자가 얼마나 났는지 세는 손과 그 흑자가 원화로 이어지게 만드는 손이 같은 기관에 있지 않다는 뜻이야. 경상수지 숫자를 읽는 법은 경상수지 뿌리가 따로 쌓고 있어.
한국은행이 기대를 걸어둔 출구가 하나 있긴 해. 국내 외환시장 24시간 거래와 추후 원화국제결제망 도입 등을 통해 해외 투자자들의 NDF 거래 수요가 국내 외환시장으로 흡수된다면 NDF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도 줄어들 수 있다고 짚었거든.4 다만 흡수가 실제로 얼마나 일어날지는 그 자료가 답하지 않아. 기대이지 확정이 아니야.
이 주장이 틀리는 조건
세 갈래에서 무너질 수 있어.
평상시의 NDF는 생각보다 작아. 2024년 이후 전체 기간으로 보면 역외 NDF 순매입의 환율 상승 기여는 월평균 약 2원, 순매입 1억달러당 약 0.1원으로 추정됐어.4 한국은행 스스로도 이 결과를 NDF 거래가 특정 시기에 환율 상승 압력을 키우는 하나의 경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지.4 3월과 5월이 예외적인 달이었을 뿐이라면 “변동성은 역외가 만든다”는 절반은 과장이야.
금리차가 길게 벌어지면 국내 통화정책이 되돌아와. 대신증권은 6월 경상수지 자료가 한국은행의 인상 논거를 약화시키기보다 오히려 소폭 뒷받침하는 쪽으로 해석된다고 봤어.2 인상 사이클이 길어지면서 원화 자산의 금리 매력이 실제로 자금을 끌어오면, 방향을 정하는 손이 다시 국내로 돌아올 수 있어.
미국 정책의 비대칭은 한 리포트의 해석이야. 한화투자증권도 정책 공조가 환율의 상승 속도와 투기적 포지션 정도는 눌러도, 미-일 금리 격차·미국 경기·국제유가 같은 펀더멘털까지 바꾸지는 못한다고 인정했어.3 상단이 실제로 잠겨 있는지는 원화가 다시 약해지는 국면이 와 봐야 알아.
다음 확인 지표
셋을 보면 이 주장이 강해지거나 약해져.
첫째, 2026년 4분기 안에 발표될 7월 국제수지에서 상품수지가 478억9000만달러를 밑도는지. 대신증권이 직접 제시한 확인 지표이기도 해.2 밑돈다면 국내 재료가 원화를 끌어올릴 힘은 더 얇아지고 내 주장은 강해져.
둘째, 2026년 말까지 원화가 다시 약해지는 국면이 왔을 때 미국의 구두 압박·환율보고서·레이트 체크가 실제로 재등장하는지. 나오면 상단이 잠겨 있다는 쪽이고, 원화가 눈에 띄게 약해지는데도 아무 수단이 나오지 않으면 비대칭 가설은 무너져.
셋째, 2027년 상반기까지 국내 외환시장 24시간 거래가 자리 잡은 뒤 야간 기여(월평균 12원)와 주간 기여(월평균 3원)의 격차가 좁혀지는지. 좁혀지면 역외가 쥔 변동성 몫이 실제로 국내로 흡수되는 것이고, 이 주장의 둘째 축은 시한을 다한 셈이 돼.
판단 고지
개인 판단 기록이고 투자 추천이 아니다.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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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반도체 수출 호조’…6월 경상수지 497.3억달러 흑자」(2026-08-06) 기사 ↩︎ ↩︎2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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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 「한국 경상수지: 6 월 흑자 반도체 급증이 견인, 원유가 부담은 물가에 상방 압력」(2026-08-07) 리포트 ↩︎ ↩︎2 ↩︎3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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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투자증권, 「[FX] 원/달러 환율: 수급이 만든 하락, 정책이 막는 상승」(2026-08-07) 리포트 보기 ↩︎ ↩︎2 ↩︎3 ↩︎4 ↩︎5 ↩︎6 ↩︎7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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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한은 “올해 3월 환율 급등 3분의 1은 NDF 탓…야간에 영향 커”」(2026-08-04) 기사 ↩︎ ↩︎2 ↩︎3 ↩︎4 ↩︎5 ↩︎6 ↩︎7 ↩︎8 ↩︎9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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