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도체 장비 3사가 같은 시기에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 전공정(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단계)에서 쌓은 기술을 후공정(칩을 자르고 쌓고 연결하는 단계) 장비로 옮기는 거야.1
나우라·중웨이반도체(AMEC)·화하이칭커, 이 세 회사는 각자 식각·증착·화학적기계연마(CMP) 기술로 전공정 시장에서 자리를 잡았어. 그런데 최근 하이브리드 본딩·다이싱·웨이퍼 감박 같은 후공정 전용 장비까지 제품군을 넓히고 있다는 게 5일 업계 취재로 확인됐어.1
왜 하필 지금 경계가 흐려지나
전공정과 후공정은 원래 다른 게임이야. 전공정은 웨이퍼 위에 나노미터 단위 회로를 새기는 정밀함이 승부이고, 후공정은 완성된 다이를 자르고 쌓고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조립의 정밀함이 승부였어.
그 경계가 흐려지는 배경에는 TSV(실리콘관통전극)라는 같은 이름의 기술이 있어. HBM처럼 칩을 수직으로 쌓을 때는 층과 층을 관통하는 미세 구멍을 뚫고 그 안에 구리를 채워 전기 신호를 통하게 해야 하는데, 나우라는 이 구멍에 구리를 채우는 TSV 전해도금 장비를 올해 내놨어. 반대편에서는 AMEC가 원래 전공정 영역이던 TSV 식각 기술을 다이싱·증착까지 넓혔어. 같은 TSV 밑에서 전공정 기술과 후공정 장비가 서로 맞물리고 있는 셈이야. 첨단 패키징에서 요구하는 정밀 접합 기술이 늘어날수록, 전공정 회사가 후공정 장비까지 손을 뻗기 쉬워지는 구조야.
세 회사가 각자 뭘 내놨나
중국 최대 장비사 나우라는 최근 반기보고서에서 12인치 웨이퍼 대 웨이퍼(WTW)와 칩 대 웨이퍼(DTW) 하이브리드 본딩 장비 2종을 출시했다고 밝혔어. 이 중 DTW 장비는 이미 고객사 적용 단계에 들어갔어. 하이브리드 본딩은 HBM이나 칩렛처럼 여러 칩을 촘촘하게 쌓기 위해 칩과 웨이퍼를 정밀 접합하는 기술이야. 나우라는 올해 TSV 전해도금 장비와 패널레벨패키징(PLP) 전용 공정 장비도 새로 내놨어.1
식각장비 선두 업체인 중웨이반도체(AMEC)는 기존 TSV 식각에서 다이싱과 증착으로 범위를 넓히고 있어. 웨이퍼를 개별 칩으로 나누는 플라즈마 다이싱 장비는 올해 중국 주요 고객사 검증 단계까지 진척됐고, 상반기에는 범프하부금속층(UBM, 칩 접합부 아래 금속층)용 증착 장비 개발에도 착수했어. AMEC는 향후 5년간 자체 연구개발과 인수합병(M&A)으로 첨단패키징에 필요한 장비 제품군의 70% 이상에 대응한다는 목표까지 세웠어.1
CMP 장비가 주력인 화하이칭커도 같은 흐름이야. 첨단 CMP 장비를 중국 주요 메모리 업체의 HBM 생산라인에 이미 공급했고, 여기에 감박·에지 가공 같은 별도 패키징 장비군을 추가했어. 올해 상반기에는 첨단 메모리용 신형 12인치 감박 장비를 처음 출하했어.1
미국 규제와 어떻게 엮이나
오종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연구원은 “중국은 미국의 장비 수출 규제로 선단공정 고도화에 제약을 받고 있어 첨단패키징을 통해 개별 칩의 성능 한계를 보완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어. 개별 칩 하나의 성능을 극한까지 끌어올리는 대신, 여러 칩을 쌓고 연결해서 전체 연산 능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승부를 옮긴다는 뜻이야. 오 연구원은 “여러 칩을 연결해 총연산능력을 높이는 방식이 중요해지면서 장비 국산화 범위도 후공정으로 확대되는 흐름”이라고 덧붙였어.1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가 선단공정 고도화 길을 막자, 중국은 후공정 조립 기술로 우회로를 넓히고 있어. 전공정에서 이미 확보한 식각·증착·CMP 기술이 그 우회로의 재료가 되고 있는 거고.
다만 아직은 검증 초기 단계라는 점은 짚어야 해. 중국 업체가 공개한 신규 장비 상당수가 고객 검증이나 상용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서, 실제 양산라인에서 수율과 장비 가동 안정성, 생산성을 얼마나 입증하느냐가 앞으로 시장 확대의 관건이 될 전망이야.1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