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올해 6월 1일 1천561원까지 올랐다가 8월 들어 1천400원선 아래로 내려왔어. 두 달여 만에 원화 가치가 10% 넘게 뛴 거야.1
신영증권 김학균 리서치센터장은 여기서 거꾸로 짚었어. 새삼 지금의 강세를 설명할 게 아니라, 그 전에 1천560원대까지 치솟았던 환율 자체가 한국 경제 펀더멘털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웠다는 거야.1 강세를 만든 것도, 그 전의 이례적인 약세를 만든 것도 무역이 아니라 자본시장이었다는 얘기지.
무역이 아니라 자본시장
숫자로 보면 차이가 크다. 올해 들어 7월 말까지 한국 가계가 순매수한 미국 주식은 145억달러.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의 한국 주식 순매도는 1천237억달러에 달했어.1 한국인이 미국 주식을 사려고 달러를 찾는 것보다,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팔고 빠져나가며 만든 달러 수요가 훨씬 컸다는 뜻이야.
확인된 것: 매도세 둔화와 삼성전자 지분율
여기서부터는 8월 들어 나타난 변화다. 외국인의 한국 주식 매도 강도가 현저히 약해졌어.1 특히 삼성전자가 눈에 띈다. 한때 60%에 육박했던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속적인 순매도로 46%선까지 내려왔는데, 이건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야.1 여기까지는 확인된 수치고, 그다음은 김학균 센터장의 해석이야 — 낮아진 밸류에이션과 앞으로 확대될 주주환원을 감안하면 외국인의 삼성전자 스탠스가 매수 우위로 바뀔 여지가 크다고 봐.1
또 하나의 변수, 엔화
동북아 환율에서 원화는 위안화·엔화의 영향을 크게 받아. 위안화는 지난해 4월 이후 강세로 돌아서 달러 대비 8.4% 올랐어.1 문제는 엔화였다. 엔·달러 환율은 올해 7월 164엔에 근접해,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198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어.1 일본과 수출시장에서 경쟁하는 한국 입장에서, 엔화가 이렇게 떨어지는데 원화만 강해지기는 어려웠던 거야.
최근에는 이 구도도 흔들리고 있어. 미국과 일본 사이에 엔화 약세를 제어하려는 공조 조짐이 나타나고 있거든.1
환율을 움직이는 정치
김학균 센터장은 여기서 역사를 하나 꺼내. 1985년 플라자합의는 미국의 막대한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한 정치적 타협이었다는 거야.1 반대로 2013년 이후 길게 이어진 엔화 약세는 미국이 용인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봐.1 환율의 큰 방향이 바뀌는 지점마다 미국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었다는 해석이지.
다음에 볼 것
김학균 센터장은 1970년대, 1985년 이후, 2000년대 초반 세 차례 큰 달러 약세 국면에서 한국 증시가 미국 증시보다 높은 수익률을 냈다고 본다.1 이 패턴이 되풀이될지는 이 글이 답할 몫이 아니야. 다만 그가 근거로 쓴 지표는 셋으로 좁혀져 — 외국인의 한국 주식 매도세가 계속 완화되는지, 삼성전자 외국인 지분율이 46%선에서 반등하는지, 그리고 미국·일본의 엔화 약세 제어 공조가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는지. 이 셋이 같은 방향을 가리키기 시작하면, 원화 강세를 “자본시장이 만들었다”는 이 진단이 다음 단계로 넘어갈 근거가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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