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주에 투자하려고 고른 ETF인데, 열어보면 애플이 2위, 마이크로소프트가 3위, 아마존이 1위 비중이다. 상상이 아니라 지금 840억달러 규모 iShares Russell 1000 Value ETF의 실제 구성이야.

모닝스타의 애널리스트 매니저 리서치 담당 Brian Paoli는 이 흐름을 이렇게 설명해. “사람들이 대형 성장주·테크주로 여기는 종목들이 가치 지수·ETF에 점점 더 많이 편입되고 있다”는 거야. 가치주로 분산 투자를 하려던 사람이, 사실은 테크 비중을 한 번 더 얹고 있었다는 뜻이지.

20% 테크, 1년 반 만의 변화

iShares Russell 1000 Value ETF(IWD)는 모닝스타 대형 가치주 카테고리에서 네 번째로 큰 펀드야. 지금 이 펀드는 포트폴리오의 약 20%를 테크 섹터(모닝스타 섹터 분류 기준)에 담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가 3위 비중을 차지해. 가장 큰 비중은 약 6%를 차지한 아마존인데, 아마존은 테크가 아니라 임의소비재(consumer cyclical)로 분류돼 있어서, 이걸 더하면 펀드의 4분의 1 이상이 테크 관련 투자야.

1년 반 전만 해도 이렇지 않았어. 2024년 말 기준 이 펀드의 테크 비중은 11%였거든. 그 사이 거의 두 배로 뛴 거야.

비중만 는 게 아니라 수익 기여도 자체가 바뀌었어. 2026년 들어 연초 대비 23.8% 수익률 중 테크주가 11.5%포인트를, 아마존이 추가로 0.84%포인트를 끌어올렸어.

IWD만의 얘기가 아니다

같은 흐름이 다른 대형 가치주 ETF에서도 보여. 500억달러 규모 iShares S&P 500 Value ETF(IVE)는 테크 비중이 약 21%, iShares Morningstar Value ETF(ILCV)는 약 24%야. 그런데도 이 둘은 자산 1억달러 이상 대형 가치주 ETF 중 테크 비중 상위 40위 안에도 못 든다고 해. 반대로 가장 큰 가치주 ETF인 2560억달러 규모 뱅가드 모닝스타 밸류 ETF는 테크 비중이 13%로 하위권에 속해 있어. 같은 “가치주” 딱지를 달고도 펀드마다 테크 노출 격차가 상당히 크다는 뜻이야.

애플·마이크로소프트가 왜 “가치주”로 분류될까

여전히 이익을 잘 키워가는 회사들이 왜 가치주로 분류되는지 의아할 수 있어. Paoli는 그 답이 주식 분류 방법론과 시장 역학이 겹치는 지점에 있다고 설명해.

가치·성장 구분은 절대적인 숫자가 아니라 상대적인 순위로 정해져. 지수 제공업체(모닝스타 포함)는 여러 지표로 종목을 평가한 뒤 순위를 매겨 가치·성장의 경계선을 긋는데, 이 방식에서는 성장과 가치 속성을 함께 가진 종목이 두 지수 모두에 걸쳐 들어가기도 해.

여기에 반도체주의 랠리가 밸류에이션과 시가총액을 동시에 끌어올렸고, 이익 증가율도 폭발적으로 커졌어. 게다가 스페이스X 같은 대형 IPO가 성장주 쪽 순위 끝자락에 새로 들어오면서, 상대적으로 성장세가 느리고 밸류에이션이 낮은 애플·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빅테크가 가치주 쪽으로 밀려난 거야. 성장주가 더 빠르게 성장할수록, 그보다 느린 빅테크는 상대적으로 “가치주”가 되는 셈이지.

LPL파이낸셜의 리서치 공동대표 Scott Froidl은 이 현상을 이렇게 정리했어. “AI는 이제 주가뿐 아니라 스타일 분류, 섹터 구성, 팩터 노출, 벤치마크 집중도에까지 영향을 미칠 만큼 커졌다.” 그러면서 “테크가 성장·가치 지수 양쪽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투자 스타일을 가르던 전통적인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고 덧붙였어.

가치주 ETF로 분산을 노렸던 투자자라면, 포트폴리오 상위 비중을 한 번 확인해볼 만한 이유가 여기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