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섰다가 지난달 중순부터 1,400원대 아래로 떨어졌어1. 보통 이러면 얘기가 하나로 흘러. 달러가 싸졌으니 서학개미들이 미국 주식을 더 사들일 거라고.

그런데 실제로는 반대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 집계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9월 1~11일 미국 주식을 64억589만 달러어치 사고 65억3,690만 달러어치 팔았어. 순매도 1억3,101만 달러(1,759억원)야1. 6월부터 8월까지는 계속 매수 우위였는데, 9월 들어서야 방향이 뒤집힌 거지1.

열흘 안에서도 갈렸다

방향이 처음부터 순매도였던 것도 아니야. 9월 1~4일에는 5억3,560만 달러 매수 우위로 순매수 흐름을 이어가는 듯했어. 그러다 7~11일 들어 6억6,661만 달러 매도 우위로 확 돌아섰어1. 나흘 만에 방향이 뒤집힌 셈이야.

이 기간에 뭘 사고 뭘 팔았는지 보면 성격이 갈려. 가장 많이 산 건 만기 3개월 이하 미국 단기국채에 투자하는 상품인 ‘SGOV’(ISHARES 0-3 MONTH TREASURY BOND ETF)로, 1억2,981만 달러어치를 사들였어1. 위험자산이 아니라 현금성 자산을 담은 거야. 양자컴퓨터 회사 아이온큐와 알파벳도 각각 9,385만 달러, 7,325만 달러어치 순매수했어1. Alphabet은 이 시점에도 매수 대상이었던 셈이지.

진짜 많이 판 건 반도체 레버리지 ETF

반면 가장 많이 던진 건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 이른바 ‘속슬’(SOXL)이야. 1~11일에만 6억7,744만 달러(9,100억원)어치를 팔았어1. 그중에서도 7~11일 닷새 동안에만 11억839만 달러(1조5,903억원)를 내다 팔았어1 — 이 닷새치 매도액이 이달 초 열흘 전체 순매도액보다 훨씬 크다는 뜻이야. 결국 전체 계좌를 순매도로 끌어내린 건 이 레버리지 ETF 한 종목이었던 셈이지.

한국 증시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ETF ‘코루’도 6,529만 달러어치 팔았고, SK하이닉스 ADR(주식예탁증서)도 5,096만 달러어치 내다 팔았어1.

왜 환율이 아니라 차익 실현인가

NH투자증권 강남금융센터 조혜선 차장은 환율이 내려가면서 미국 주식 투자 부담은 줄었지만, 그동안 많이 오른 종목을 중심으로 차익을 실현하려는 움직임이 더 크게 작용했다고 봐. 특히 변동성이 큰 레버리지 ETF에서 매도가 몰리면서 전체 계좌가 순매도로 나타났다는 거야1.

삼성증권 서정훈 글로벌주식팀장은 다른 각도에서 짚어. 지난여름엔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미국 반도체 조정 국면을 저점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움직임이 있었는데, 9월 들어서는 뚜렷한 반등 흐름이 보이지 않고 지정학적 위험도 다시 커지다 보니 위험관리 차원에서 일부를 팔았다는 분석이야1.

두 분석을 합치면 이렇게 읽혀. 환율 부담이 줄어든 건 맞지만, 그보다 반도체 레버리지 ETF에서 오른 만큼 차익을 챙기고 위험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거야.

각주

  1. 연합뉴스, 「서학개미의 변심?…환율 하락에도 이달 美증시 순매도 전환」(2026-09-13) 기사 ↩︎ ↩︎2 ↩︎3 ↩︎4 ↩︎5 ↩︎6 ↩︎7 ↩︎8 ↩︎9 ↩︎10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