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AI 얘기는 보통 모델, 데이터, 보안으로 시작해. 그런데 실제 배치에서는 더 투박한 문제가 앞을 막을 수 있어.

돈을 어디 계정에서 꺼내느냐.

War on the Rocks에 실린 Adam Lackey의 글은 이 지점을 찌른다. 백악관은 2026년 6월 초 정부와 국가안보 조직의 AI 도입을 밀어붙이는 지시를 냈지만, 그 AI 소프트웨어를 살 전용 돈은 따로 이름 붙어 있지 않다는 거야.1

AI를 빨리 쓰라는 지시는 내려왔는데, 실제 구매 돈은 훈련·정비·작전 비용과 같은 줄에 서 있다.

무슨 일

글의 출발점은 2026년 6월 초의 두 지시야. 6월 2일에는 정부 전반의 AI 도입과 사이버 방어를 빠르게 밀라는 행정명령이 나왔고, 6월 5일에는 국가안보 조직의 AI 도입을 adoption, adaptation, assurance, accountability 네 축으로 가속하라는 지시가 나왔다고 설명돼.1

문제는 그다음이다. 6월 24일 백악관은 의회에 876억 달러 규모의 긴급 추가 예산을 보냈어. 그중 671억 달러가 국방 쪽이고, 173억 달러는 작전 비용 보전, 210억 달러는 탄약 재고 보충에 붙었다. 또 51억 달러가 “사이버보안과 자율성” 항목으로 들어가지만, 지휘부 AI 소프트웨어를 사라고 못 박은 전용 라인은 없다는 게 글의 주장이다.1

여기서 “AI 소프트웨어”는 단순한 챗봇이 아니야. 전투사령부나 본부가 계획을 만들고, 정보를 묶고,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는 소프트웨어에 가깝다. 넓게 보면 agentic workflow가 군 조직 안으로 들어오는 문제이기도 해. 다만 군에서는 멋진 기능보다 조달 계정, 감사, 권한, 지속 비용이 먼저 걸린다.

왜 계정이 병목인가

Lackey가 말하는 병목은 operations and maintenance, 줄여서 O&M 계정이야. 이 돈은 훈련, 정비, 비행 시간, 작전 템포처럼 당장 군이 굴러가게 하는 데 쓰인다. 그런데 지휘부 AI 소프트웨어도 상당 부분 이 반복 운영비 계정에서 산다는 거야.1

평시라면 불편한 정도일 수 있어. 하지만 글은 2026년 이 계정이 이미 전쟁 비용에 눌렸다고 본다. Operation Epic Fury 이후 이란 작전 비용이 290억 달러에 이르렀다는 하원 증언이 있었고, CSIS는 증분 비용을 340억~420억 달러로 추정했다고 소개한다.1

그러면 같은 지갑 안에서 경쟁이 벌어진다. 훈련을 줄일 것인가. 정비를 미룰 것인가. 비행 시간을 깎을 것인가. 아니면 새 AI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를 뒤로 밀 것인가.

이 구도에서는 AI 도입 지시가 강해도 현장 구매는 약해질 수 있다. 군이 AI를 싫어해서가 아니라, 같은 계정에서 더 급한 비용이 먼저 빠져나가기 때문이야.

확인된 것과 주장

확인되는 것은 추가 예산안의 큰 배분이야. 작전 비용과 탄약 보충은 이름이 붙어 있고, “사이버보안과 자율성” 항목도 있다. 하지만 지휘부 AI 소프트웨어 조달을 명시한 별도 라인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글의 핵심 근거다.1

주장은 한 발 더 나간다. 넓은 작전비 보전만으로는 AI 소프트웨어까지 돈이 흘러간다고 보장할 수 없으니, 의회가 명시적 조달 라인을 넣어야 한다는 거야. 돈의 이름을 붙이지 않으면 훈련·정비·탄약 같은 급한 항목이 먼저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는 논리다.

여기에는 이해관계도 있다. 글쓴이 Adam Lackey는 Onebrief의 COO이고, Onebrief는 여러 전투사령부에서 쓰이는 AI 기반 군사계획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고 밝힌다. 글 자체도 이 상업적 이해관계를 고지한다.1 그래서 이 글은 중립 보고서라기보다, 국방 AI 소프트웨어 업계가 의회와 행정부에 던지는 예산 신호로 읽는 게 맞아.

그렇다고 핵심 질문이 사라지는 건 아니야.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그 소프트웨어를 어떤 계정으로 안정적으로 살 것인가”는 다른 문제다. 이 글의 쓸모는 바로 그 둘을 갈라 보여주는 데 있다.

어디에 걸리나

이 문제는 최근 방산 흐름과도 이어져. 방산 드론 생산에서는 제품 성능만큼 생산 속도와 반복 배치가 중요했고, NATO 방위비 논쟁에서는 GDP 비율보다 실제 역량으로 돈이 내려오는지가 중요했어.

미국 국방 AI도 비슷해. “AI를 도입한다”는 선언은 위쪽 말이고, “어떤 계정에서 몇 년 동안 반복 구매하느냐”는 아래쪽 구조야. 방산 기술 회사 입장에서는 후자가 더 중요할 수 있어. 제품이 준비되어 있어도, 조달 라인이 없으면 매출은 지시문이 아니라 빈칸으로 남는다.

이건 투자 판단으로 바로 건너뛸 이야기는 아니야. 특정 회사가 수혜를 본다고 말하려면 계약 규모, 고객 수, 갱신률, 예산 항목, 경쟁 구도까지 봐야 한다. 지금 읽을 수 있는 건 더 좁다. 국방 AI 시장의 병목이 모델 성능만이 아니라 예산 계정 설계에도 있다는 단서야.

다음에 볼 것

첫째, 의회가 추가 예산안에 AI 소프트웨어 조달 라인을 실제로 넣는지 봐야 해. “사이버보안과 자율성”처럼 넓은 항목으로 남는지, 지휘부 AI 소프트웨어처럼 좁은 목적지가 붙는지가 중요하다.

둘째, 2026 회계연도 말인 9월 30일 전까지 재배정이나 지출 지시가 나오는지 봐야 해. 글은 OMB의 배분 통제와 국방부의 reprogramming authority도 가능한 경로로 언급한다.1 새 법 없이도 돈의 목적지를 바꿀 수 있는 창이 있다는 뜻이야.

셋째, 실제 계약 이름을 봐야 해. Onebrief, Palantir, Anduril 같은 방산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관심”이 아니라 신규 award, 갱신, 다년 계약으로 찍히는지가 판정 지점이다. 예산 라인이 생겨도 계약으로 내려오지 않으면 시장 신호는 약하다.

각주

  1. War on the Rocks/Adam Lackey, 「The Pentagon’s AI Strategy Has a Funding Problem」(2026-07-09) . ↩︎ ↩︎2 ↩︎3 ↩︎4 ↩︎5 ↩︎6 ↩︎7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