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목표치 12,000. 골드만삭스가 이 숫자를 계속 붙들고 있어.1 팀 모 골드만삭스 아시아태평양 수석 주식전략가는 지난 4일 인터뷰에서 “우리는 여전히 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실적이 뒷받침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어.1
이 목표치, 사실 이번이 처음도 아니야. 팀 모는 지난 6월 초에 코스피 목표를 9,000에서 12,000으로 한 번 올렸고, 지난달 초 코스피가 한 차례 밀렸을 때도 “큰 강세장 안에서 나온 조정”으로 정리하며 그대로 뒀어.1 이번 발언도 그 연장선이야 — 새 근거를 내놓은 게 아니라 기존 판단을 다시 확인한 것에 가까워.
그가 짚은 건 “지금 싸다”가 아니라 “이 실적이 얼마나 오래 갈 거냐”야. 팀 모는 시장이 이번 실적 사이클의 지속 기간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봐.1 근거로 든 숫자가 구체적이야. 코스피 기업들의 올해 실적 성장률을 약 360%로 추정하고, 내년에는 35%로 둔화할 거라 봤어.1 360%에서 35%로 떨어지는 그림이면 얼핏 실적 사이클이 꺾이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가 하고 싶은 말은 “꺾여도 여전히 플러스 성장이 이어진다”는 쪽에 가까워.
밸류에이션 얘기도 나와. 코스피 목표치는 12개월 선행 실적 기준 7.5배를 근거로 하는데, 현재 지수는 5.3배에 거래되고 있고 이건 7년 평균의 대략 절반 수준이라고 팀 모는 설명해.1 그러니까 그의 논리는 “지수가 싸니까 오른다”가 아니라 “지수가 이 정도로 싸게 거래될 이유가 없을 만큼 실적이 오래 버틴다”는 쪽이야. 그는 한국 기업들이 실적 전망치를 실제로 달성한다면 12,000이라는 숫자가 터무니없어 보이지 않을 거라고 덧붙였어.1
이 실적을 떠받치는 축은 HBM을 비롯한 메모리 반도체야. 팀 모는 데이터센터 경쟁이 만든 메모리 공급 부족이 내년에 더 심해질 거라고 봐. 그러면서 미국 빅테크의 내년 자본지출 규모가 종전 전망치 8천억달러에서 1조2천억달러로 상향될 것으로 추정했어.1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설사 돈을 벌지 못하더라도 계속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고, 이게 메모리 수요를 계속 밀어 올린다는 논리야.1 자본지출을 계속 늘리는 이유와 그 지출이 다시 자기 이익률을 갉아먹는 순환 구조는 자본지출 사이클에서 다룬 얘기와 맞닿아 있어. 삼성전자처럼 메모리 비중이 큰 기업일수록 이 논리에 실적이 직접 걸려.
물론 팀 모가 위험을 아예 안 보는 건 아니야. 중국 창신메모리(CXMT) 같은 경쟁사 리스크, 그리고 미국의 데이터센터 건설 확대에 대한 정치적 반발 가능성도 인정해.1 다만 그는 이 위험들이 향후 수년간 펀더멘털이 첨단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판단을 뒤집을 정도는 아니라고 봐.1
정리하면, 골드만삭스의 코스피 12,000은 “지금 싸다”는 밸류에이션 얘기가 아니라 “이 실적 사이클이 시장 생각보다 길게 간다”는 베팅이야. 그 베팅이 맞는지는 결국 한국 기업들이 자기 실적 전망치를 실제로 채우느냐, 그리고 내년 35%로 둔화한다는 성장률이 그 아래로 더 꺾이지 않느냐에 달려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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