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가 어느 나라에서 가장 앞섰는지 물으면 흔히 미국을 먼저 떠올린다. Waymo나 Tesla 같은 이름이 익숙해서다. 그런데 B2B 자동차 업체 eCarsTrade가 15개국을 비교한 새 보고서에서는 중국이 1위, 미국이 2위로 나왔다.1
이 보고서가 눈여겨볼 만한 건 순위 자체보다 무엇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겼는가다. 채택률(로보택시가 오늘 실제로 유료 승객을 태우고 있는가), 인프라(도로 품질·5G·EV 충전망), 법률 체계, 여론(설문과 Reddit 스레드 76개 분석) 네 항목을 봤고, 발표나 시범 운행은 점수에 넣지 않았다.1 사람이 여전히 운전대를 잡아야 하는 테슬라 오토파일럿 같은 운전자 보조 시스템도 아예 평가에서 뺐다.1 “지금 실제로 돈을 받고 사람을 태우고 있는가”만 본 셈이다.
중국 — 안전요원 없이 1700만 번을 태웠다
중국이 1위인 이유는 숫자로 확인된다. Apollo Go·Pony.ai·WeRide가 로보택시를 운영 중이고, 이 중 Apollo Go는 안전요원 없이 완전 무인으로 다닌다.1 지금까지 기록된 로보택시 탑승은 1700만 회를 넘는다.1 5G 보급률은 96%로 자율주행차가 필요로 하는 저지연 통신을 받쳐 주고, EV 충전기도 300만 대가 넘는다.1 도로 품질 점수는 7점 만점에 4.8점으로 평범하지만, 보고서는 배치 규모가 그 인프라 격차를 상쇄한다고 봤다.1
미국 — 웨이모 혼자 연 2600만 건
2위 미국을 떠받치는 건 사실상 Waymo 한 회사다. 주당 약 50만 건, 연간으로 환산하면 약 2600만 건의 유료 승차를 완료해 중국 밖에서는 가장 큰 상업 로보택시 서비스다.1 Waymo도 안전요원 없이 운행하고, 도로 품질은 5.6점으로 중국보다 높다.1 EV 충전기는 약 20만 대, 연방·주 법률도 상업 운행을 허용하는 수준까지 왔다.1
다만 여론은 갈린다. 중국·싱가포르보다 미국의 여론이 더 엇갈리는데, Reddit 스레드에서는 도로 봉쇄·비상 대응, 그리고 원격 지원과 완전 자율성의 구분에 대한 우려가 자주 나온다.1
3~5위 — 인프라는 갖췄는데 대수가 없다
3위 싱가포르는 도로 품질 6.7점으로 조사 대상 중 가장 높고 5G 보급률도 95%지만, 로보택시 배치는 중국·미국보다 제한적이라 셔틀이나 소형 차량 위주고 안전요원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1 4위 독일은 공공도로에서 레벨4 자율주행차를 합법화한 세계 최초 국가지만, 법은 있어도 대규모 로보택시 배치는 아직 없다.1 5위 UAE는 아부다비에서 WeRide와 Uber가 손잡고 완전 무인 상업 로보택시를 운영하며 5G 보급률 99%로 5개국 중 가장 높지만, EV 충전기는 2000대가 안 된다.1
보고서가 하는 말과, 보고서가 보여준 것
eCarsTrade의 자동차 전문가는 이 결과를 이렇게 요약했다. “폐쇄된 시험 트랙의 로보택시는 과학 프로젝트지만, 실제 사람을 태우고 번잡한 도시를 달리는 로보택시는 비즈니스다.”1 시뮬레이션과 통제된 시험은 한계가 있고, 실제 도로·실제 날씨·실제 조급한 운전자를 마주해야 기술이 더 빨리 개선된다는 것도 같은 전문가의 주장이다.1 이건 eCarsTrade 쪽 해석이고, 보고서 데이터 자체가 확인해 주는 건 더 좁다 — 순위가 갈린 지점은 “누가 더 나은 기술을 발표했는가”가 아니라 “누가 실제로 유료 승객을 태우고 있는가”였다는 점이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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