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로 말하면

가치·성장 스타일 분류는 MSCI·러셀(Russell)·FTSE 같은 지수 제공사가 개별 주식을 ‘가치주’와 ‘성장주’로 가르는 규칙이야. 지수 제공사가 이 규칙으로 종목을 나누면 그 결과가 그대로 지수 구성이 되고, 그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는 조 단위 패시브 자금도 함께 움직여.

비유로 이해하기

시험 점수를 반 평균과 표준편차로 바꿔서 등수를 매기는 것과 비슷해. 원점수만 보면 다른 반 학생과 비교할 수 없지만, “평균에서 몇 표준편차 떨어져 있나”로 바꾸면 서로 다른 반의 점수를 나란히 줄 세울 수 있어. MSCI가 여덜 개 재무 변수를 z-score로 표준화하는 것도 이 원리와 같아.

다만 이 비유가 틀리는 지점이 있어. 학생은 반 하나에만 속하지만, 종목은 가치 축과 성장 축 위에 동시에 점수를 가져1. 그래서 한 종목이 두 스타일 모두에서 어느 정도 자격을 갖출 수도, 둘 다에서 애매할 수도 있어 — 반 배정처럼 한쪽으로 딱 떨어지는 게 아니라, 두 개의 독립된 성적표를 동시에 들고 있는 셈이야.

MSCI는 왜 한 지표를 버렸나

MSCI는 1997년부터 국제 스타일 투자자를 위해 Global Value and Growth Index Series를 운영해 왔어1. 2003년 5월까지는 딱 하나의 지표 — 장부가 대비 주가(P/BV) — 로 종목을 가치주 아니면 성장주로 갈랐어1.

그런데 2003년 5월 30일 종가를 기준으로 MSCI는 방식을 바꿨어. 가치와 성장을 각각 다른 속성들로 따로 판정하는 이차원 프레임워크로 넘어간 거야1.

가치 쪽 판정에는 세 가지 변수를 써 — 장부가 대비 주가(BV/P),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의 역수(E fwd/P), 배당수익률(D/P). 성장 쪽 판정에는 다섯 가지 변수를 써 — 장·단기 선행 EPS 성장률, 현재 내부성장률(g), 장기 과거 EPS 성장추세, 장기 과거 주당매출(SPS) 성장추세1.

z-score로 순위를 매기고 절반씩 나눈다

이 여덜 개 변수는 원값 그대로 쓰지 않아. 먼저 각 시장지수 안에서 상하위 5%를 승소화(winsorize)해서 극단값의 영향을 줄이고, 그 값을 평균 0·표준편차 1의 z-score로 표준화해1.

가치 z-score는 세 가치 변수 z-score의 평균이고, 성장 z-score는 다섯 성장 변수 z-score의 평균인데 장기 선행 EPS 성장률에는 두 배 가중을 줘. 은행·다각화 금융회사는 장기 과거 매출 성장추세를 빼고 나머지만 평균해1.

이렇게 나온 가치 z-score와 성장 z-score를 각각 좌표축으로 두면, 원점에서 먼 종목일수록 스타일 특성이 강한 거야. MSCI는 이 거리가 큰 종목부터 순서대로 가치·성장 지수에 담아서, 각 지수가 시장 전체 자유유동시가총액의 50%를 채우게 맞춰1.

너무 자주 종목이 이쪽저쪽으로 옮겨다니는 걸 막으려고 buffer(완충) 구간도 둬 — 가치 z-score ±0.2·성장 z-score ±0.4, 또는 가치 z-score ±0.4·성장 z-score ±0.2 안에 있는 종목은 반기 리뷰에서 스타일 편입비율을 바꾸지 않아1.

성장 z-score 가치 z-score A · 거리 0.82 B · 거리 0.71 C · 거리 1.30 십자 구간 = buffer(반기 리뷰에서 편입비율 유지)

세 종목 중 원점에서 가장 먼 건 C야. 그래서 C가 스타일 특성이 가장 강한 종목으로 판정되고, 가치·성장 지수 배정 순서에서 가장 먼저 자리를 차지해.

왜 중요한가

이 방법론이 중요한 건 정의 자체가 아니라, 이 정의를 그대로 따라가는 돈의 크기 때문이야. 2019년 12월 말 기준으로 러셀 US 스타일 지수를 벤치마크로 쓰는 자금은 액티브 5.7조 달러, 패시브 4660억 달러를 더해 총 6.2조 달러였어2.

게다가 이 재조정은 아무 때나 일어나지 않아. MSCI는 매년 5월 말과 11월 말에 스타일 리뷰를 하는데, 5월 리뷰는 3월 말 기준 데이터를, 11월 리뷰는 9월 말 기준 데이터를 쓰고, 시가총액과 가격은 각각 4월·10월의 마지막 10영업일 중 하루를 기준으로 삼아1. 이 고정된 일정 자체가, 반기마다 한 번씩 스타일 지수에 담긴 종목이 바뀔 수 있다는 신호야.

실제 예시

MSCI 문서에 나온 예시 하나를 보면 감이 와. 세 종목 A·B·C의 가치 z-score가 각각 0.80·0.50·-1.20이고 성장 z-score가 각각 0.20·0.50·-0.50이라고 해보자. 원점에서의 거리(가치 z-score와 성장 z-score를 각각 제곱해 더한 값의 제곱근)를 구하면 A는 0.82, B는 0.71, C는 1.30이 나와1.

헷갈리지 말아야 할 점

“이 지수의 가치주·성장주 라벨은 한번 정해지면 그 회사의 영구적인 정체성이다”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아. buffer 구간과 반기 스타일 리뷰가 있다는 것 자체가, 편입비율이 반기마다 다시 계산된다는 뜻이야1. 맞는 그림은 이거야 — buffer 구간 안의 종목만 급격한 이동에서 잠깐 보호받을 뿐, 나머지 종목은 매 리뷰마다 z-score와 거리를 새로 매겨서 다시 배정돼.

“가치주·성장주를 가르는 기준은 어느 지수든 같다”는 것도 통념이야. MSCI는 가치 3개·성장 5개, 총 8개 변수를 쓰는데1, 러셀은 가치 1개(장부가 대비 주가)·성장 2개(중기 선행 이익성장률, 주당매출 성장률), 딱 3개 변수만 써2. 맞는 그림은 이거야 — 같은 이름의 스타일이라도 어느 지수를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실제로 담기는 종목 목록이 달라질 수 있어.

남은 질문들

  • 한국 시장(코스피·코스닥)에서는 어떤 index provider의 스타일 분류가 실제로 쓰이고 있을까?
  • 팩터 투자(가치·모멘텀·퀄리티 등)와 이 스타일 분류는 어디까지 겹치고 어디서 갈릴까?

각주

  1. MSCI, 「Global Investable Market Value and Growth Index Methodology」(2021-02) 방법론 문서 ↩︎ ↩︎2 ↩︎3 ↩︎4 ↩︎5 ↩︎6 ↩︎7 ↩︎8 ↩︎9 ↩︎10 ↩︎11 ↩︎12 ↩︎13

  2. FTSE Russell, 「Russell US Style Indexes」 제품 페이지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