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로 말하면
스트레인웨이브 감속기(strain wave gearbox)는 금속의 탄성 변형을 이용해 부품 단 3개로 큰 감속비를 만들어내는 기어 장치야.1 톱니가 어긋나는 틈, 즉 백래시가 거의 0에 가깝다는 성질 때문에 로봇 팔다리 관절처럼 정밀하게 위치를 맞춰야 하는 곳에 널리 쓰여.2
비유로 이해하기
고무 오링을 손가락 두 개로 눌러 타원으로 만든다고 생각해봐. 오링 안쪽에 이가 새겨진 딱딱한 링을 씌우면, 오링이 눌린 자리(장축 방향)에서만 두 링의 이가 맞물려. 그 눌리는 자리를 손가락으로 돌리면 오링은 조금씩만 회전하고 바깥 링은 거의 안 움직이는데, 이 회전 속도 차이가 감속비가 돼. 스트레인웨이브 감속기가 하는 일이 정확히 이거야 — 다만 손가락 대신 타원형 부품이, 고무 오링 대신 얇은 금속 컵이 그 역할을 해. 여기까지는 감을 잡는 비유고, 실제로는 이 눌림이 이(齒) 하나하나의 맞물림 개수를 정밀하게 계산해 만든 결과라는 점이 다르다 — 그 계산이 다음 절의 내용이야.
이가 두 개씩 어긋나며 만드는 감속
스트레인웨이브 감속기는 부품 세 개로만 이루어져 있어. 모터 축에 붙어 입력을 받는 웨이브 제너레이터(Wave Generator), 얇은 금속 컵 모양으로 바깥쪽에 이가 새겨진 플렉스스플라인(Flexspline), 안쪽에 이가 새겨진 채 하우징에 고정되는 원형 스플라인(Circular Spline)이다.1 웨이브 제너레이터는 타원형 허브에 얇은 볼 베어링을 끼운 부품으로, 이걸 플렉스스플라인 안에 밀어 넣으면 플렉스스플라인도 타원 모양으로 휘어. 이때 원형 스플라인은 플렉스스플라인보다 이가 2개 더 많게 만들어져 있어.2
이 이빨 개수 차이가 감속의 핵심이다. 웨이브 제너레이터가 시계 방향으로 180도(반 바퀴) 돌 때마다 플렉스스플라인의 이는 원형 스플라인에 대해 반시계 방향으로 딱 1개씩 밀려나고, 한 바퀴를 다 돌면 2개가 밀려난다.1 원형 스플라인과 플렉스스플라인의 이 개수 차이만큼만 한 바퀴에 밀려나는 구조라서, 이 차이를 작게 잡을수록(보통 2개) 입력 대비 출력 회전이 아주 느려지는 큰 감속비가 나온다. 그리고 타원의 장축 방향에서는 이 두 부품의 이가 항상 완전히 맞물려 있기 때문에, 톱니 사이에 뜨는 틈, 즉 백래시가 생기지 않는다.1 방향을 반대로 돌려도 이 맞물림이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부하가 역전될 때도 백래시가 없다.2
웨이브 제너레이터가 플렉스스플라인을 타원으로 눌러, 긴 축(장축) 방향 두 지점에서만 이가 맞물리고 짧은 축(단축) 방향은 이가 서로 닿지 않는다.
감속비와 정밀도가 로봇에 맞는 이유
이 구조는 단 하나의 감속 단(single stage)만으로 30:1에서 160:1까지 감속비를 낸다. 맞춤 설계로는 400:1까지 구현된 사례도 있다.2 위치결정 정밀도는 1분(arc minute, 1도의 60분의 1)보다 정밀하고, 같은 위치로 되돌아오는 반복 정밀도는 수 초(arc second) 수준이다.2 옵션으로 축 한가운데를 비운 중공축(hollow shaft) 구조를 고를 수도 있어서, 케이블이나 다른 축을 로봇 관절 안으로 그대로 관통시킬 수 있다.2
로봇 제조사 하모닉 드라이브(Harmonic Drive®)는 자체 개발한 S자형 치형 설계가 이 강도를 높여 응력 집중을 줄이고, 그 결과 고토크·고비틀림강성·긴 수명·부드러운 회전을 만든다고 설명한다.1 같은 회사가 내놓은 개량형인 트라이앵글 테크놀로지는 웨이브 제너레이터를 타원 대신 둥근 삼각형으로 바꿔 이가 맞물리는 지점을 2곳에서 3곳으로 늘렸고, 회사에 따르면 이 구조가 부하 시 비틀림 강성을 최소 40% 높이고 출력측 엔코더 없이도 0.5분 미만의 전달 정밀도를 낸다.2
왜 중요한가
로봇 팔다리는 관절마다 모터의 회전을 줄이고 힘을 키우는 감속기가 필요한데, 부품이 늘어날수록 관절이 무거워지고 백래시가 쌓여 손끝이나 발끝의 위치 오차가 커진다. 스트레인웨이브 감속기는 부품 3개로 큰 감속비와 거의 0에 가까운 백래시를 동시에 얻기 때문에, 좁은 관절 공간 안에 감속기와 모터를 함께 넣어야 하는 로봇 팔·휴머노이드 다리 설계에서 기본 부품으로 자리 잡았다. 정밀한 위치 제어가 성능을 가르는 관절 부품일수록 이 감속기의 백래시 성능이 그대로 로봇의 정밀도로 이어진다.
실제 예시
이 감속기는 1955년 미국 발명가 C. Walton Musser가 발명해 특허를 낸 기술이다.1 탄성 변형이라는 당시로선 낯선 원리를 썼지만, 지금 하모닉 드라이브의 제품 한 대를 보면 단 하나의 감속 단으로 30:1에서 160:1 사이의 감속비를 내고, 위치결정 정밀도는 1분보다 정밀하며, 수명 내내 백래시가 0에 가깝다.2 수십 년 전 발명된 구조가 오늘날 로봇 관절 설계의 표준 부품으로 그대로 쓰이고 있는 셈이다.
헷갈리지 말아야 할 점
“하모닉 드라이브(Harmonic Drive)“를 이 기어 기술 전체의 이름으로 아는 경우가 많은데, 그건 특정 제조사가 자사 제품에 붙인 등록상표다.12 기술 자체를 가리키는 일반 명칭은 스트레인웨이브 기어링(strain wave gearing) 또는 스트레인웨이브 감속기(strain wave gearbox)고, 여러 제조사가 각자의 상표로 이 원리를 구현한 제품을 판다.
중공축이 이 감속기의 필수 구조라고 오해하기도 하는데, 중공축은 선택 옵션이다.2 축 가운데를 비워 케이블이나 다른 축을 통과시킬 필요가 없는 응용에서는 속이 찬 축을 쓰는 제품도 흔하다.
이어서 읽기
이 감속기가 실제로 맡는 손끝 조작을 더 보려면 손재주로봇손(dexterous hand)에서 감속비·부족구동 설계가 손가락 자유도와 어떻게 트레이드오프하는지 짚는다.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힘 제한이 중요한 팔 관절 맥락은 협동로봇(cobot)에서 이어진다.
남은 질문들
- 스트레인웨이브 감속기의 감속비·강성·정밀도가 실제 상용 로봇(휴머노이드·협동로봇)의 관절 사양에서 어떤 값으로 채택되는지, 제조사별 실제 채택 사례.
- 대체 기술인 사이클로이드 감속기(cycloidal drive)와의 성능·비용 비교 1차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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