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가계부채 분석은 대체로 ‘개인’ 단위였어. 대출받은 사람 한 명 한 명을 놓고 위험을 쟀다는 뜻이야.1
한국은행은 이 방식이 실제 살림살이와 안 맞는다고 봤어. 저축하고 빚내는 결정은 대개 개인이 아니라 가구 단위로 이뤄지니까, 신용 위험도 가구 단위에서 봐야 한다는 거야. 그래서 새로 만든 게 ‘가구DB’야.1
가구DB는 KCB 신용정보를 기초로 주소지가 같은 사람들을 한 가구로 묶어 만들었어. 부채·자산·소득·지출을 매달 추적할 수 있는 패널자료고, 206만 가구 — 전체 모집단의 9.2%를 담고 있어. 지역별 분포를 인구총조사와 비교해봤더니 실제 인구 구성과 비슷해서, 표본으로서 믿을 만하다는 것도 확인했어.1
가구 단위로 보니까 개인 단위에서는 안 보이던 게 나왔어. 한 가구에서 가구주가 연체하면, 같이 사는 다른 가구원의 연체율도 같이 높아진다는 거야. 배우자 소득·자산까지 함께 보면 신용위험이 한 사람 문제로 끝나지 않고 가구 안에서 퍼진다는 뜻이지.1
무리하게 빌려 집 산 가구가 특히 취약하다
한국은행은 이 가구DB로 금리가 오르면 무슨 일이 생기는지 스트레스 테스트를 해봤어. 차입 가구 전체로 보면 금리가 올라도 연체비율은 크게 흔들리지 않아. 문제는 그중 일부, 특히 집 살 때 유난히 많이 빌린 가구야.
한국은행이 정의한 ‘고차입 주택취득가구’는 집을 살 때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부담이 가장 많이 늘어난 상위 10% 가구를 말해. 이 가구들은 금리가 1%p 오르면 연체확률이 0.81%p 뛰는 것으로 나타났어. 2025년말 기존 주택보유가구의 실제 연체비율이 2.01%였던 것과 비교하면 꽤 큰 폭이야.1
더 눈에 띄는 건 이 가구 안에서 벌어지는 일이야. 고차입 주택취득가구에서 한 명이 연체하면, 12개월 안에 다른 가구원도 연체할 확률이 8.8%였어. 기존 주택보유가구는 이 확률이 4.6%니까, 거의 두 배 수준이지. 금리가 오르면 그 충격이 대출받은 사람 한 명에서 끝나지 않고 같이 사는 가족에게까지 넘어간다는 뜻이야.1
빚 갚느라 소비를 줄이는 경계선, DSR 46%
가구DB는 소비 쪽 그림도 보여줘. 빚을 진 가구의 11.1%가 원리금 갚느라 쓸 돈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어(2025년 기준).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 즉 DSR이 높아질수록 소비는 처음엔 서서히 줄다가, 어느 선을 넘으면 뚝 떨어져. 한국은행이 소비함수를 추정해서 찾은 그 선이 DSR 46%야. 2025년 기준으로 빚 진 가구 중 이 46%를 넘는 가구가 딱 11.1%였어.1
이 비중은 2021년 이후 계속 늘고 있는데, 특히 소득이 가장 낮은 1분위 가구에서 늘어난 폭이 커. 2021년엔 11.4%였던 게 2025년엔 14.5%까지 올라갔어.1
다음에 볼 것
이번 조사가 남긴 숫자는 두 개야. 금리가 오를 때 고차입 주택취득가구의 연체가 다른 가구원에게 얼마나 옮겨가는지, 그리고 DSR 46%를 넘는 저소득 가구 비중이 계속 늘어나는지. 2021년 11.4%에서 2025년 14.5%로 늘어난 이 비중이 다음 조사에서도 계속 오르는지 보면, 금리 인상 충격이 저소득 가구 소비로 얼마나 더 번지는지 가늠할 수 있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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