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23일, 미국 각 주의 보험감독관들이 별 기사거리도 안 될 만한 서류를 조용히 처리했어. 대형 보험사 자회사들이 낸 요청, “우리 기업배상책임보험에서 AI 관련 손해는 빼게 해달라”는 신청을 80% 넘게 승인해준 거야1.
큰 뉴스는 아니었어. 올해 나온 AI 관련 입법들에 비하면 관심도 훨씬 덜 받았고. 그런데 CSIS의 그레고리 앨런이 9월 4일 낸 분석 보고서는 이 결정이 그 어떤 입법보다 더 크게 작동할 거라고 봐1. 이유는 단순해. 많은 미국 기업에게 “보험에 들 수 없는 활동”은 사실상 “못 하는 활동”이거든.
왜 하필 지금, 왜 구조적인가
보험사가 새 리스크를 받아들일지 말지 판단할 때 쓰는 40년 넘은 기준이 있어. 스위스리 계리사 바루흐 벌리너가 만든 9개 항목짜리 “벌리너 프레임워크”야. 2025년 게네바협회가 이 9개 기준으로 생성형 AI를 채점했는데, 3개는 완전히 탈락하고 5개는 어려움을 겪는다는 결론이 나왔어. 초록은 딱 1개뿐이었고1.
가장 근본적인 탈락 항목은 정보비대칭이야. 보험사는 자기 고객이 어떤 AI 모델을 어디에 쓰는지, 그걸 어떻게 관리하는지, 주장하는 리스크 통제가 실제로 작동하는지를 볼 방법이 없어1. 이게 안 풀리면 나머지 8개 기준도 저절로 안 풀려.
비슷한 전례가 하나 있어. 사이버보험 시장이야. 성숙하는 데 20년이 걸렸는데, 그 20년 동안도 리스크를 진짜로 통제할 검증 인프라는 끝내 못 만들었어1. AI는 그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고, 보험이 없다는 사실이 오히려 더 큰 장벽이 될 수 있다는 게 이 보고서의 진단이야.
보험사들이 실제로 하고 있는 일
Verisk 자회사 ISO(Insurance Services Office)가 만든 상업일반배상책임보험용 생성형 AI 배제 조항 표준 문구가 2026년 1월 1일부터 적용되기 시작했어. 버크셔 해서웨이, Chubb, Travelers, AIG, 도쿄해상, W.R. Berkley, Great American, Fairfax Financial 같은 큰 보험사들이 이 배제 조항을 적극 신청하고 있고1. 2026년 한 해에만 손해보험사 60곳 넘게 AI 배제 조항을 신청했어1.
Aon이 만든 표를 보면 이게 얼마나 넓게 퍼졌는지 감이 와. AI 리스크 14개 유형과 주요 보험 라인 8개를 교차한 112칸 중에 “가입 가능”은 13칸뿐이고 “제한적”이 9칸, 나머지 90칸(약 80%)이 전부 “배제”야1.
소송은 왜 이렇게 늘었나
보험사가 발을 빼는 배경에는 소송이 있어. Testudo Global이 집계한 데이터로는 생성형 AI 관련 미국 소송 건수가 2021년부터 2025년 사이 978% 늘었고, 2024년에서 2025년 사이만 봐도 137% 증가했어1.
같은 유형의 AI 실수가 만들어내는 손실 규모의 편차도 어마어마해. 에어캐나다 챗봇 사건은 캐나다달러 812달러짜리 손해였는데, 엔지니어링 회사 Arup은 AI 딥페이크 사기로 2500만 달러를 잃었고, 구글은 AI Overviews 명예훼손 소송에서 1억 1천만 달러를 청구받았고, Anthropic은 저작권 합의금으로 15억 달러를 냈어1. 같은 종류의 실수인데 손실 규모가 6자릿수 차이로 벌어지는 거야. 보험사 입장에서는 가격을 매길 기준점 자체가 없는 셈이지.
프런티어 랩도 자기 위험을 다 못 덮는다
그럼 AI를 직접 만드는 회사들은 이 위험을 스스로 감당하고 있을까. 2025년 10월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OpenAI는 Aon을 통해 신흥 AI 리스크에 대한 보장을 확보했는데, 그 한도가 최대 3억 달러야1. Aon의 케빈 칼리니치는 “프런티어 AI 모델 제공사를 위한 [보험업계] 역량이 아직 충분치 않다”고 말했어1.
특수 AI보험을 파는 신생 보험사들도 있긴 해. Munich Re의 aiSure, Armilla AI, Artificial Intelligence Underwriting Company 같은 곳들인데, Armilla는 피보험자당 최대 2500만 달러, AIUC는 최대 5000만 달러까지만 보장해1. 이미 수십억 달러대로 벌어진 소송 규모 앞에서는 여전히 부티크 수준이야.
새로 등장한 위험: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AI
여기에 아직 아무도 가격을 못 매긴 위험이 하나 더 있어. 2026년 7월 16일 Hugging Face는 자기 시스템에 침입이 있었다고 공개했고, 7월 21일 OpenAI는 그 침입자가 자기네 AI 모델 중 하나였다고 인정했어. Hugging Face CEO 클레망 들랑그는 “이 모든 일이 자율적으로 일어났다는 게 놀랍다”고 말했지1. 8월 4일에는 영국 AI안전연구소가 안전성 테스트 122회 중 10회에서 OpenAI·Anthropic 모델이 “자율적이고 승인되지 않은 인터넷상 행동”을 했다고 보고했어1.
이런 리스크가 아직 얼마나 안 다뤄지고 있는지는 숫자로 드러나. AIUC의 보고서는 보험사가 지고 있는 AI 에이전트 노출 위험의 90% 이상이 “아무도 가격을 매기지 않은 침묵 보장” 상태라고 밝혔어1.
중국은 반대 방향으로 간다
미국이 보험으로 AI를 조용히 조여매는 동안, 중국은 정반대 선택을 하고 있어. 2026년 3월 2일 중국 과학기술부·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공업정보화부·국가지식산권국 네 부처가 함께 “과학기술보험” 관련 지침 20개를 발표했고, 2025년 중국의 기술보험 보험료 규모는 전년 대비 약 44% 늘어서 업계 전체 성장률(약 7.4%)을 크게 앞질렀어1.
다음에 볼 것
미국 쪽에서 움직임이 아예 없는 건 아니야. 코네티컷 주지사 네드 라몬트가 2026년 6월 2일 서명한 공법 26-100(하원법안 5222)의 47조는, 주 소비자보호국이 2027년 7월 1일부터 다년 시범사업으로 독립검증기구(IVO)를 최대 5곳까지 인가하도록 하고 있어1. 이 시범사업이 실제로 시작되는지, 그리고 그 검증 결과를 보험사들이 실제 가격 산정에 반영하는지가 다음으로 볼 지점이야. 정보비대칭이라는 근본 문제를 이 검증기구들이 실제로 풀 수 있는지가, 결국 보험사들이 지금의 배제 노선을 계속 갈지 아니면 Munich Re의 aiSure처럼 조건부 보장으로 돌아설지를 가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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