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정말 어렵다. 그 사람에게 느끼는 특정 감정들 자체와 별개로 다르게 표현되어 그 사람에게 닿는다. 특히 나는 그게 더 심한 듯하다.

자신의 감정 자체를 솔직하게 일상에서 전달하는 것이 부끄럽다. 속으로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그와 반대된 표현으로 말한다. 오히려 친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상대에게 좋은 말을 많이 한다. 참 골치 아픈 성격이다.

정감이 가는 상대일수록 더 그렇다. 내게 호감인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 힘들 때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주고 싶다. 그리고 그렇지 못할 때는 너무 슬프다. 그러면서 밖으로는 좋은 말, 예쁜 말로 상대에게 말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더 부끄러운 건 그러면서 일말의 진심을 알아주기를 바라는 내가 있다. 자신이 한 말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것 같아 굉장히 내가 작게 느껴진다. 외강내유라는 말은 나를 두고 하는 말인가?

타고난 성격은 바꾸기 어렵다. 그러나 노력은 해봐야 한다. 내가 한 말에 대해 사과를 구하러 간 그날 밤, 그 성격을 여태껏 못 고친 것이냐는 진심과 농담 사이를 지나치는 말이 내 가슴에 와닿았다. 다른 누군가에게도 내가 한 농담이 이렇게 바늘처럼 찌르지는 않았을까?

내가 하는 농담은 누군가를 비하하면서 하지는 않는가? 그런 것이 희극의 일부이긴 하나 전부는 아니다. 즐거움은 순간적이나 아픔은 영원할 수 있다. 그런 상황이 온다면, 모든 자존심을 버리고 진심을 전해야 한다. 비록 상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지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