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로 말하면
양자컴퓨팅은 0 또는 1 중 하나만 갖는 일반 컴퓨터의 비트 대신, 두 상태의 중첩으로 존재할 수 있는 큐비트(qubit)로 정보를 처리하는 컴퓨팅 방식이야. 큐비트는 이 성질 덕분에 특정 문제에서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저장·부호화할 잠재력을 갖지만, 그 중첩 상태가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하면 쉽게 무너져 오류에 취약하다는 대가가 따른다.1 그래서 큐비트 개수를 늘리는 것 자체보다, 그 오류를 얼마나 견디게 만드느냐가 양자컴퓨팅을 실험실 밖에서 쓸모 있게 만드는 병목이야.
비유로 이해하기
혼자서는 자꾸 실수하는 신입 직원 한 명 대신, 같은 일을 여러 명에게 맡기고 답을 맞춰 나가는 팀을 떠올려봐. 신입 한 명(물리 큐비트)의 판단은 못 미덥지만, 여러 명이 함께 답을 맞춰가는 팀(논리 큐비트)의 결론은 훨씬 안정적이다.
그런데 이 비유는 사람 팀이 서로 답을 비교해 실수를 골라내는 것과 달리, 양자컴퓨팅에서는 그 ‘맞춰보는 과정’ 자체가 정보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전제를 놓친다. 양자 상태는 측정하는 순간 무너지기 때문에 여러 큐비트를 그냥 비교해 다수결을 낼 수 없고, 얽힘(entanglement)이라는 훨씬 정교한 방식으로 정보를 나눠 가지고 있어야 오류를 견딜 수 있다. 여기부터는 비유 밖이고, 실제 오류정정의 메커니즘이 시작돼.
물리 큐비트를 논리 큐비트로 묶는다
오류를 줄이는 핵심 아이디어는 양자 얽힘이야. 여러 개의 물리 큐비트를 얽어 하나의 “논리 큐비트”로 묶으면, 정보가 결함을 일으키기 쉬운 큐비트 하나에 저장되는 대신 여러 큐비트에 나뉘어 저장된다.1 큐비트 하나가 흔들려도 나머지가 그 정보를 대신 붙들고 있는 구조라, 이 방식을 흔히 양자 오류정정 코드라고 불러. 물리 큐비트를 늘리는 것과 논리 큐비트를 늘리는 것은 다른 일이다 — 물리 큐비트는 개별적으로 오류에 취약한 원재료이고, 논리 큐비트는 그 원재료 여러 개를 얽어 만든, 실제로 믿고 계산에 쓸 수 있는 단위다.
이 원리를 실험으로 보여준 사례에서는 루비듐 원자 속 인접한 두 에너지 준위를 물리 큐비트로 쓰고, 레이저 광으로 큐비트를 이동시켜 서로 연결했다.1 큐비트를 어떤 조합으로 얽고 재배열해야 실제 계산에 쓸 수 있는 논리 큐비트가 되는지는 그 자체로 별도의 이론적 설계가 필요한 문제였고, NIST와 QuICS의 이론가들이 이 결합·재배열 방식을 설계했다.1
왜 중요한가
오류내성(fault tolerance)은 양자컴퓨팅이 연구실 시연을 넘어 실용적인 계산 도구가 되는 시점을 좌우하는 구조적 병목이야. 큐비트 수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계산력이 곧장 늘지 않고, 그 큐비트들을 얽어 신뢰할 수 있는 논리 큐비트로 만드는 오류정정 기술이 함께 따라와야 하기 때문이다.1
이 병목 때문에 업계는 “완전한 오류내성 양자컴퓨터가 나올 때까지 기다린다”는 길과 별개로, 지금 있는 불완전한 양자 프로세서를 고전 컴퓨터와 결합해 당장 쓸모를 만드는 길을 함께 걷고 있어. IBM은 이 결합형 접근을 quantum-centric supercomputing이라 부르는데, 하나의 문제를 양자 프로세서와 고전 프로세서에 나누어 각자 가장 잘하는 알고리즘 역할을 맡기고 그 결과를 하나의 워크플로로 합치는 방식이다.2 오류내성 큐비트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와, 그 사이 불완전한 큐비트를 고전 컴퓨터와 어떻게 엮어 쓰느냐가 지금 양자컴퓨팅 로드맵을 가르는 두 축이야.
실제 예시 — 228개 물리 큐비트로 48개 논리 큐비트를 만든 실험
2023년 12월 6일 Nature에 온라인 게재된 연구에서1 하버드대가 주도하고 MIT, QuEra Computing, NIST·QuICS(NIST와 메릴랜드대의 공동연구소)의 이론가들이 함께한 팀이 당시 기준 논리 큐비트 수의 기록을 세웠다.1 이 팀은 228개의 개별(물리) 큐비트를 얽어 48개의 논리 큐비트로 구성했는데, 이는 그 시점까지 양자 회로에서 구현된 논리 큐비트 수 중 최대치였다.1
이 결과가 보여주는 건 물리 큐비트 228개가 그대로 228개의 계산 자원이 되는 게 아니라는 점이야. 오류를 견디게 만드는 과정에서 물리 큐비트 수가 논리 큐비트 수보다 훨씬 많이 필요했다.1
같은 시기 IBM의 로드맵을 보면 이 오류정정 연구와 나란히, 이미 가동 중인 하드웨어 쪽 진전도 있다. IBM Quantum System Two는 뉴욕의 IBM 사이트를 비롯해 일본 고베, 스페인 산세바스티안의 파트너 센터에서 가동 중이고, 시카고의 National Quantum Algorithm Center 등에 추가 설치가 2026년 8월 기준 진행 중이다.2
헷갈리지 말아야 할 점
“큐비트 개수가 많을수록 곧장 더 강력한 양자컴퓨터”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물리 큐비트는 개별적으로 오류에 취약해서, 그 개수를 늘린다고 계산력이 곧장 느는 게 아니다. 실제로 유용한 계산을 하려면 여러 물리 큐비트를 얽어 하나의 논리 큐비트로 묶어야 하고, 위 실험에서도 228개의 물리 큐비트가 48개의 논리 큐비트로 줄었다.1 맞는 그림은 양자컴퓨터의 실력을 물리 큐비트 수가 아니라 오류를 견디는 논리 큐비트 수로 가늠하는 것이다.
“양자컴퓨터가 나오면 기존(고전) 컴퓨터는 필요 없어진다”는 것도 틀렸다. IBM이 말하는 quantum-centric supercomputing은 고전 컴퓨터를 밀어내는 구도가 아니라, 하나의 문제를 양자·고전 프로세서에 나눠 각자 잘하는 역할을 맡기는 결합형 워크플로다.2 맞는 그림은 양자컴퓨터가 특정 문제에서 고전 컴퓨터와 짝을 이뤄 일하는 구조로 지금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서 읽기
- IBM — quantum-centric supercomputing 로드맵과 오류내성 양자컴퓨터 목표를 별도로 추적하는 문서다.
남은 질문들
- 오류내성 양자컴퓨터가 상업적으로 유용한 계산(신약 개발·재료 시뮬레이션 등)에서 고전 컴퓨터 대비 실질적 우위를 보인 검증된 사례
- IBM 외 D-Wave·Google·Rigetti 등 다른 접근(양자 어닐링·초전도 큐비트 등)의 오류정정 방식이 얽힘 기반 접근과 어떻게 다른지에 관한 1차 자료
- 논리 큐비트 하나를 만드는 데 필요한 물리 큐비트 수(오류정정 오버헤드)가 시간이 지나며 어떻게 줄어드는지 보여주는 후속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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