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청소기로 유명한 중국 가전기업 드리미가 전기차(EV) 사업을 접었어. 지난 4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베이징모터쇼에서 고급 전기차 ‘로켓카’를 공개한 게 마지막이었고, 이후 개발 프로젝트를 중단했어. 그 프로젝트에 매달렸던 1000여명은 회사를 떠난 게 아니라 내부 주요 부서로 축소·재배치됐어.
드리미 관계자는 이 재배치를 이렇게 설명했어. “자동차 개발 과정에서 나온 인력과 IP와 기술, 연구성과는 모두 각 사업에서 다시 활용될 수 있도록 조직을 재편했다”면서 “자동차에서 확인한 기술 역량은 로봇에서 모두 그대로 활용되는 것은 물론 기존 청소 분야에서도 더 나은 성과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어. 전기차 개발에 쓴 기술과 사람을 버리지 않고 로봇청소기와 다른 로봇 사업으로 옮겨 심은 거야.
가전과 자동차가 로봇에서 만난다
드리미만의 얘기가 아니야. 가전과 자동차 모두 모터·센서·전력전자 같은 부품 기술을 로봇에도 그대로 쓸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어. 이 접점 위에서 중국 가전·자동차 기업들이 잇달아 로봇·피지컬AI 사업으로 방향을 틀고 있어.
종합가전 업체 마이디어는 이미 2016년에 독일 산업용 로봇업체 쿠카(KUKA)를 인수했고, 그 뒤로 로봇·자동화 사업을 주요 사업군으로 키워왔어. 가전에서 쌓은 모터·제어 기술을 산업용 로봇으로 확장한 셈이야.
자동차 쪽에서도 거꾸로 온다
반대 방향의 이동도 있어. 자동차 기업 체리차는 아이모가(AiMOGA)라는 피지컬AI 로봇 브랜드를 세웠어. 아이모가는 1.67m 크기 휴머노이드부터 교통경찰·의료서비스 로봇, 사족보행 로봇까지 만들어. 로봇기업 유비테크는 AI 로봇 잔디깎이 같은 생활로봇을 내놓고 있고, 전동킥보드·전기자전거로 시작한 스마트모빌리티 기업 네이비(NAVEE)는 AI 기반 보행지원 외골격 로봇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어.
로봇 밖으로도 번지는 재편
사업 재편은 로봇에만 머물지 않아. TV로 성장한 TCL전자는 이달 24일 태양광 사업 분사와 독립 상장을 검토한다고 밝혔어. TCL전자의 태양광 사업 매출은 지난해 210억6000만홍콩달러로 전년보다 63.6% 늘었어. 성장 가능성이 확인되면 기존 가전과 거리가 있는 사업이라도 별도 축으로 빠르게 키우는 셈이야.
업계 관계자는 이런 흐름을 이렇게 짚었어. “중국 가전기업들이 분야를 가리지 않고 로봇과 피지컬AI 등 신사업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양상”이라면서 “앞서 비슷한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한 한국 기업들도 적극 대응 없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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