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때 채권이 주식을 막아준다는 말은 익숙해. 주식이 빠지면 경기 둔화와 안전자산 선호 때문에 금리가 내려가고, 그러면 채권 가격이 올라 손실을 완충한다는 그림이야.
그런데 그 위기가 물가와 같이 오면 이야기가 꼬인다. 전쟁이 에너지 가격을 밀고, 공급 불안이 인플레이션 걱정을 키우면 금리는 내려가기는커녕 오를 수 있어. 그때는 주식도 흔들리고 채권도 같이 흔들린다.
Nomura가 이란 전쟁과 2022년 인플레이션 충격을 같은 자리에 놓은 이유가 여기 있어. 금리 방향을 맞히는 헤지가 아니라, 금리가 크게 흔들린다는 사실 자체를 사는 헤지가 필요하다는 얘기야.1
무슨 일이 있었나
Nomura는 2026년 2월 27일부터 3월 23일까지의 시장 반응을 예로 들어. 이란 폭격 직전부터 그 뒤까지 글로벌 주식 지수와 글로벌 채권 지수는 모두 빠졌지만, 유로와 달러 장기 swaption straddle은 올랐다고 설명해.1
여기서 swaption은 금리 스왑을 나중에 들어갈 수 있는 권리야. straddle은 같은 만기의 콜과 풋을 같이 사서, 방향보다 움직임의 크기에 베팅하는 구조야. 그러니까 long swaption straddle은 “금리가 위로 가든 아래로 가든 크게 움직이면 좋다”는 투자 구조에 가깝다.
Nomura가 특히 길게 보는 구조는 10y10y 같은 장기 만기야. 10년 뒤 시작하는 10년짜리 금리 스왑에 대한 옵션이라고 보면 된다. 짧은 이벤트 베팅이라기보다 긴 현금흐름의 금리 변동성을 사는 쪽이지.
채권과 다른 점
채권은 기본적으로 금리가 내려가야 웃는다. 금리가 내려가면 기존 채권의 가격이 올라가고, 금리가 오르면 가격이 내려가니까. 그래서 디플레이션 충격, 경기 급랭, 신용 불안처럼 “금리 하락”으로 풀리는 위기에는 채권이 좋은 방어막이 될 수 있어.
하지만 인플레이션 충격은 반대다. 전쟁이나 공급 충격이 물가를 밀어 올리면 중앙은행은 금리를 낮추기 어렵고, 시장금리는 오히려 올라갈 수 있다. 이때 채권은 헤지라기보다 또 하나의 손실원이 된다.
swaption straddle은 이 지점을 다르게 탄다. 금리가 오르든 내리든 크게 움직이면 옵션 가치가 살아나고, 위기 때 금리 변동성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 implied volatility도 오른다. Nomura는 이 구조를 long gamma, long vega라고 설명해. 쉽게 말하면 실제 금리 움직임과 옵션 가격에 들어간 변동성 상승을 둘 다 받는다는 뜻이야.1
flowchart LR A["위기"] --> B{"금리 방향"} B -->|"금리 하락"| C["채권 가격 상승"] B -->|"금리 상승"| D["채권 가격 하락"] A --> E["금리 변동성 상승"] E --> F["long swaption straddle"]
왜 장기 현금흐름이 금리 변동성에 묶이나
이 자료에서 더 흥미로운 대목은 자산 배분 전체를 보는 방식이야. Nomura는 주식, 신용, 외환처럼 보이는 장기 위험도 시간이 길어질수록 금리 변동성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고 말해.1
이건 직관적으로도 맞아. 회사 가치의 큰 부분은 먼 미래 현금흐름에서 나오고, 그 현금흐름을 오늘 가격으로 당기는 할인율은 금리와 붙어 있어. 금리가 조금만 흔들려도 1년 뒤 현금흐름보다 10년 뒤 현금흐름의 현재가치가 더 크게 움직인다.
금리차를 볼 때도 비슷한 함정이 있어. 한 숫자의 방향만 보면 “미국 금리가 높다” 정도로 끝나지만, 실제 자산 가격은 금리 수준, 앞으로의 경로, 그리고 그 경로가 얼마나 흔들릴지까지 같이 가격에 넣는다. Nomura의 메시지는 그중 세 번째, 변동성 쪽을 더 크게 보라는 거야.
확인된 것과 주장
확인된 것은 두 가지야. 하나는 2022년 인플레이션 충격과 2026년 이란 전쟁 구간에서 채권과 주식이 같이 빠진 장면이 있었다는 것. 다른 하나는 Nomura가 제시한 장기 유로·달러 swaption straddle 투자 구조가 그 구간에 올랐다는 것.
주장은 더 크다. Nomura는 대부분의 자산 배분이 사실상 금리 변동성에 숏이라고 본다. 투자자가 의식하지 않아도 긴 현금흐름을 가진 주식, 신용, 외환 노출이 금리 변동성에 눌릴 수 있다는 뜻이야. 그래서 장기 swaption을 전략적 헤지로 들고 갈 필요가 있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여기에는 이해관계도 있다. Nomura는 해당 상품과 관련 지수 접근을 제공하는 금융회사야. 그러니 “swaption이 답이다”라는 결론은 그대로 받아쓰기보다, 어떤 위기에서 채권 헤지가 실패했고 어떤 비용으로 변동성 헤지를 살 수 있는지로 나눠 읽어야 한다.
다음에 볼 것
첫째, 이 전략의 비용이야. 옵션을 사는 헤지는 공짜가 아니다. Nomura는 장기 swaption straddle의 negative carry가 다른 자산의 straddle보다 작다고 말하지만, 그래도 조용한 장이 길어지면 비용이 누적된다. 헤지는 맞는 순간보다 기다리는 시간이 더 어렵다.
둘째, 어떤 위기냐를 봐야 해. 경기 침체와 디플레이션 공포가 중심이면 채권은 여전히 강한 헤지일 수 있다. 반대로 전쟁, 에너지, 공급망, 재정 부담처럼 물가와 금리를 같이 밀 수 있는 위기라면 채권만으로는 부족해진다.
셋째, 장기금리 변동성이 어디에서 커지는지 봐야 한다. 중앙은행의 정책 경로가 흔들리는지, 재정 적자와 국채 발행 부담이 금리 기간프리미엄을 키우는지, 지정학 충격이 에너지 가격을 통해 물가를 다시 건드리는지. 채권이 방어막인지 위험원인지도 여기서 갈린다.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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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mura Connects, 「Iran War Shows How Swaptions Work, and Bonds Fail, as a Hedge」(2026-03) Nomura Connects. ↩︎ ↩︎2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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