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ard Marks의 최근 Oaktree 메모 세 편을 같이 읽으면, AI 열풍을 “맞다/틀리다”로 단정하기보다 기술의 실제 변화, 그 변화에 붙은 가격, 그리고 그 가격을 떠받치는 자본 구조를 나눠 봐야 한다는 점이 선명해진다.
이 문서는 완성된 투자 판단이 아니라 reading note다. 원문은 AI가 실제로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투자자는 “좋은 기술”과 “좋은 가격”, “좋은 구조”를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고 반복해서 경고한다.
한 줄로 말하면
AI는 실제로 강력한 기술 변화일 수 있지만, 그 사실만으로 AI 관련 자산의 가격·부채·유동성 구조가 모두 정당화되지는 않는다.
왜 세 메모를 같이 읽나
Marks의 Is It a Bubble?는 AI 열풍을 버블의 언어로 읽는다. 핵심은 “AI가 가짜냐”가 아니라, 투자자들이 새로운 기술에 얼마나 큰 미래를 가격에 넣고 있는지다. 그는 기술 발전 자체와 금융시장의 과열을 구분한다.
AI Hurtles Ahead는 그 뒤의 보충 메모처럼 읽힌다. 여기서는 AI의 속도, autonomy, coding agent, 투자 업무에 미치는 영향이 더 구체적으로 다뤄진다. Marks는 AI가 단순한 검색 도구가 아니라 reasoning과 synthesis를 수행하는 시스템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보지만, 동시에 novel situation, hallucination, context limit, 과도한 신뢰 문제를 남긴다.
What’s Going on in Private Credit?는 겉으로는 다른 주제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메모가 중요한 이유는 AI가 software company의 가치와 부채를 흔들 수 있고, 그 흔들림이 private credit과 direct lending의 유동성·신용 구조를 드러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핵심 프레임 1: 기술 버블은 “헛것”만이 아니다
Marks는 기술 기반 버블을 단순히 나쁜 것으로만 보지 않는다. 철도, 인터넷, AI 같은 기술은 실제로 세상을 바꿀 수 있고, 과열된 자본은 때때로 인프라를 빠르게 깔아주는 역할을 한다. 원문이 인용하는 “inflection bubble” 프레임은 이 점을 설명한다.
다만 투자자에게 문제는 다르다. 사회 전체로는 낭비와 시행착오가 기술 도입을 앞당길 수 있어도, 개별 투자자는 그 과정에서 잘못된 가격을 치르고 손실을 볼 수 있다.
쉽게 말하면 이렇다.
- 기술은 진짜일 수 있다.
- 인프라 투자는 실제로 필요할 수 있다.
- 일부 기업은 장기 승자가 될 수 있다.
- 그래도 너무 비싼 가격과 너무 낙관적인 가정은 별개의 위험이다.
이 구분은 AI capex cycle을 읽을 때도 중요하다. 데이터센터, 칩, 전력, 장비 투자가 커지는 흐름이 실제라고 해서, 모든 AI 인프라 자산이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뜻은 아니다.
핵심 프레임 2: AI capex는 기술 신호이면서 금융 신호다
Is It a Bubble?에서 Marks가 반복해서 묻는 질문은 “AI가 세상을 바꿀 수 있나?”보다 “그 가능성이 시장 가격과 자본지출에 어떻게 반영되고 있나?”에 가깝다.
그가 주목하는 불확실성은 다음과 같다.
- 누가 최종 승자가 될지 아직 모른다.
- 현재 선도 기업이 계속 우위를 지킬지, 새로운 업체가 뒤집을지 알기 어렵다.
- AI 서비스가 독점·과점으로 높은 이익을 낼지, 경쟁으로 commodity화될지 불확실하다.
- AI를 쓰는 기업의 생산성 향상이 이익률로 남을지, 가격 경쟁으로 소비자에게 넘어갈지 알 수 없다.
-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가 현금흐름만으로 감당되는지, 부채 의존으로 바뀌는지 봐야 한다.
이 지점에서 AI capex는 기술 뉴스이면서 동시에 신용·금리·자본시장 뉴스가 된다. AI 데이터센터와 모델 경쟁이 커질수록, 투자자는 “성능이 좋아졌다”만이 아니라 “누가 돈을 먼저 쓰고, 누가 그 비용을 회수하고, 그 사이에 어떤 부채가 쌓이는가”를 봐야 한다.
핵심 프레임 3: autonomy는 생산성 도구와 노동 대체의 경계를 흐린다
AI Hurtles Ahead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은 AI를 세 단계로 나누는 부분이다.
- Chat AI: 질문에 답하는 도구
- Tool-using AI: 도구를 써서 사용자가 시킨 작업을 수행하는 도구
- Autonomous agents: 목표와 조건을 받고 스스로 작업을 계획·실행·검사하는 시스템
Marks가 강조하는 것은 2단계와 3단계의 차이다. 단순한 생산성 보조 도구라면 시장 크기와 파급력이 제한될 수 있지만, task-level labor replacement에 가까워지면 경제적 의미가 훨씬 커진다.
이 관점은 Wansook.World의 기존 글인 AI agent runtime과 AI capex cycle의 차이와 연결된다. AI가 실제 업무를 맡게 되면 inference 수요와 capex는 늘 수 있지만, 동시에 managed agents, agent containment, 감사 가능성 같은 소프트웨어 runtime 문제가 채택의 병목이 된다.
핵심 프레임 4: private credit에서는 “가격 변동이 안 보이는 것”과 “위험이 없는 것”을 구분해야 한다
Private credit 메모에서 Marks는 direct lending의 성장을 오래된 credit 시장의 진화 속에 놓는다. 은행 규제, private equity 성장, 저금리, 대체투자 수요, 비상장 대출 차량의 확산이 함께 작동했다는 설명이다.
여기서 중요한 경고는 낮은 변동성이 낮은 위험과 같지 않다는 점이다. 비상장 대출은 매일 시장 가격이 찍히지 않기 때문에 변동성이 작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신용 위험, 유동성 위험, 레버리지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Marks는 direct lending 차량이 개인·퇴직 투자자에게 판매되는 흐름도 조심스럽게 본다. 특히 환매 제한, 평가 가격, 레버리지, 소프트웨어 기업 부채의 AI 노출이 함께 얽히면,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구조적 위험이 시장 스트레스 때 드러날 수 있다.
AI와 private credit이 만나는 지점
두 주제는 한 문장으로 만난다.
AI가 소프트웨어 산업의 가치와 수익성을 바꾸면, 소프트웨어 기업에 빌려준 private credit의 신용 위험도 달라질 수 있다.
Marks는 software debt가 direct lending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 배경을 설명한다. Private equity가 반복 매출과 moat가 있는 소프트웨어 기업을 선호했고, direct lenders가 그런 기업에 더 높은 레버리지와 더 유연한 조건을 제공하면서 소프트웨어 부채가 커졌다는 흐름이다.
그런데 AI가 코딩과 소프트웨어 개발 비용 구조를 바꾸면,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의 equity value와 lender의 cushion도 흔들릴 수 있다. 이것이 당장 모든 소프트웨어 대출이 부실하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원문은 시장이 winners와 losers를 구분하지 않고 sentiment-driven으로 반응할 수 있다고 본다.
중요한 질문은 다음이다.
- AI가 특정 소프트웨어 기업의 moat를 강화하는가, 약화하는가?
- recurring revenue가 정말 방어적인가, 아니면 AI-native 경쟁자가 가격을 낮출 수 있는가?
- 부채가 많은 회사의 equity cushion은 충분한가?
- private credit 차량의 평가와 환매 구조는 스트레스를 견딜 수 있는가?
- 투자자가 유동성 제한과 레버리지의 downside를 제대로 이해했는가?
독자가 가져갈 체크리스트
AI와 private credit을 같이 볼 때는 다음 순서로 나눠 읽는 편이 좋다.
- 기술 현실: AI가 실제로 어떤 작업을 대체하거나 강화하는가?
- 경제성: 그 변화가 매출, 비용, 이익률 중 어디에 남는가?
- 가격: 그 기대가 이미 자산 가격에 얼마나 반영됐는가?
- 자본 구조: 그 기대를 실현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capex와 부채가 필요한가?
- 유동성: 스트레스가 오면 투자자는 원하는 시점에 빠져나갈 수 있는가?
- 승자 구분: 산업 전체 narrative와 개별 기업의 경쟁력은 같은가?
헷갈리지 말아야 할 점
- AI가 진짜라는 말과 AI 관련 자산이 모두 싸다는 말은 다르다.
- 인프라 투자가 사회적으로 유용할 수 있다는 말과 투자자가 손실을 보지 않는다는 말도 다르다.
- Private credit의 낮은 표시 변동성은 신용 위험이 낮다는 뜻이 아니다.
- Direct lending과 private credit은 같은 말이 아니다. Direct lending은 private credit의 한 부분이다.
- 이 메모들은 투자 조언이 아니라, 과열과 신용 구조를 읽는 사고틀로 봐야 한다.